김정은, 윤 대통령 원색 비난…남측과 ‘강 대 강 대결’ 공식화

박광연 기자

전승절 연설 의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뉴스1

남측엔 “상응하는 대가”
미국엔 “대화” 수위 조절
8월 말 한·미 훈련 정세 관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승절’ 기념 연설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북한의 대응 기조를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직접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한에 ‘강 대 강’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의 윤 대통령 실명 비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한 김 위원장의 전날 전승절 기념 연설은 윤석열 정부에 대응하는 북측 입장이 공식화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대남 기조의 핵심은 적대적인 ‘강 대 강’ 대결로 요약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힘에 의한 평화와 안보’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와 ‘선제타격’ ‘한국형 3축 체계’ 등 대북 군사정책을 일일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 수(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면서 “그런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을 향한 김 위원장의 비난은 원색적이었다. “윤석열이 집권 전과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직함도 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미제의 오만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 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측엔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미국과 관련해선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 강경 기조를 직접 천명한 만큼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 연설은 ‘담대한 계획’이라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로드맵이 나오기 전에 선수를 친 것”이라며 “북한에 밀리지 않겠다는 게 정부 입장인 만큼 더 강경하게 나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서 가장 큰 관건은 다음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8월 말과 9월 초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올해 말 중국 당대회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보려 할 것”이라며 “한·미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공세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지만 핵실험을 바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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