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딸 공개한 이유는?

박광연 기자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딸과 리설주 여사가 김 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딸과 리설주 여사가 김 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19일 처음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딸을 공개한 것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성공을 대대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와 맞물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북한 공식매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ICBM 시험 발사를 전개했다고 이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여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해주셨다”고 소개했다.

신문과 통신은 김 위원장 손을 잡고 ICBM 발사 현장을 참관하는 여자 아이 모습이 담긴 사진 6장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 배우자 리설주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발사 현장에 참석했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의 손을 잡고 ICBM이 거치된 발사대 앞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의 손을 잡고 ICBM이 거치된 발사대 앞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 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ICBM 발사 성공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전략무기로서 화성-17형의 운용 안정성을 가족을 동원 통해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며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할 전략무기 확보를 보여주는 국내적 메시지이자 전술핵 배치에 따른 최근의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패가 예견됐다면 데리고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형 화성-17형 무기체계에 대한 상당한 신뢰감을 이미 갖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리설주와 자녀까지 데리고 참관한 것은 국방무력과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의 동행은) 핵무력이라는 엄중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합리적 상상과 동떨어진다”며 “의도된 연출보다 딸의 보채기에 즉흥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 문제를 대내외에 시사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 위원장 딸이 담긴 사진이 노동신문에도 실리며 북한 주민들 대다수가 김 위원장 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들의 아들을 후계자로 공식 결정하고서도 한참 지난 후에 공개한 데 비해 김정은은 그의 딸을 어린 나이에 공개하는 파격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신형 ICBM 시험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김정은의 딸 사진을 공개한 것은 그가 앞으로 김정은의 국가 핵전략무력 강화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후에도 김정은이 중요한 현지지도에 딸을 자주 동행시킨다면 이는 김정은의 딸이 후계자가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의 북한 전문가와 언론들도 유사한 해석을 내놨다. AP통신은 “가족들과 함께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것은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을 소개했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ICBM 발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ICBM 발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을 인용해 “김 위원장으로서는 특정 수준의 평온함이 있다는 점을 나타낸 것”이라며 “딸이 지도자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전문가 수 킴은 AFP 인터뷰에서 “그(김 위원장)의 딸은 분명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아버지에 의해 단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 지도자의 아이들이 (아버지의) 역할을 넘겨받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 전에 공식 석상에 공개되는 경우는 거의 들어본 바 없다”며 “김 위원장 딸은 학생인 듯하고 정치적 지위를 갖기엔 너무 어려 보인다”고 평가했다.

리설주 여사 모습이 공개된 데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북한 전문가 켄 가우스는 “통상적으로 리설주의 등장은 긴장을 완화하고 (미사일 발사 등) 공격적 메시지 발신의 악영향을 줄이거나 내부 문제가 있을 때 김정은 일가의 결속력을 입증하려고 기획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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