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일본·중국풍 논란에 시달리던 의사당 내 충무공 이순신 장군 석상을 25년만에 교체했다.
국회 사무처는 2일 의사당 본관 정문 안쪽에 설치돼 있던 이순신 장군 석상을 교체하고 제막식을 거행했다.
기존 석상은 고 김경승 작가의 작품으로 1973년 정부가 중앙청에 설치한 후 1990년 국회로 이전해온 것이다. 석상의 장검이 조선의 검보다 길어 일본 무사의 검에 더 가깝고, 갑옷도 중국 장수의 옷과 더 비슷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며 논란이 일어왔다.
이에 따라 국회는 용모, 조각, 무구, 복식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약 1년간의 고증을 거쳐 새 충무공상을 제작했다.
충무공 얼굴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 영정을 기준으로 제작했으며 투구도 조선 중기의 것으로, 복식도 임진왜란 당시에 충실하게 바꿨다. 충무공이 왼 손에 쥔 칼도 예전 석상은 ‘수양용 장검’을 ‘실전용 쌍룡검’으로 교체했다. 칼을 쥔 손가락의 모양도 ‘일본식’이었기 때문에 ‘조선식 파지’로 바꿨다고 사무처는 설명했다.
박형준 사무총장은 “새 충무공상은 조선시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한 석상으로 앞으로 새롭게 제작되는 충무공상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석상은 국회 내 미술품 창고에 보관돼 조만간 법적 절차에 따라 처분될 예정이라고 국회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