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 경선 막판에 모두 ‘이준석’ 부르는 까닭

박순봉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양강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경선 막판 모두 ‘이준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30대인 이준석 대표가 20·30세대 남성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키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두 주자 모두 이들의 지지가 절실하다. 20·30 남성 지지율이 열세인 윤 전 총장에게 이들은 붙잡아야할 산토끼다. 20·30 남성의 지지로 상승세인 홍 의원에겐 이들은 지켜야 할 집토끼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주자 중 홍 의원이 ‘이준석 마케팅’에 더 적극적이다. 홍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쓸 때 이 대표를 자주 언급한다. 홍 의원은 29일 SNS에 윤 전 총장 측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당원들에게 ‘투표 오더(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 이준석 당대표가 되는 것을 봐도 그렇다”고 적었다. 전날 SNS에선 “저는 이준석 당대표와 같이 당도 새로운 정치교체의 판을 만들 거다. 대선판도 그렇게 짤 겁니다”라고 썼다. 지난 26일에는 “당원들은 이미 홍준표만이 이길 수 있다고 알고 있으니까요. 이준석 당대표 선거가 그것을 증명한다”고 SNS에 적었다.

횟수는 적지만 윤 전 총장도 이준석 마케팅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옹호 발언 논란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에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되자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와 손잡고 국민과 당원이 오케이 할 때까지 혁신 또 혁신하여 건전 보수는 물론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정치대개혁’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정치대개혁’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모두 이 대표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이 대표가 2030 남성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심에서 밀린다고 평가되는 홍 의원에겐 여론조사가 역전의 원동력이고 그 중심에 이들이 있다고 본다. 홍 의원은 이날 ‘20·30이 부모님에게 전하는 호소문’이란 제목의 행사를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소에서 한다.

당심에서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는 윤 전 총장으로선 2030 남성표까지 확보하게 되면 안정적으로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갈등하는 그림이 만들어지면서 청년들 표가 홍 의원에게 넘어간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 윤 전 총장을 두고 “민심은 398후보가 아니라 홍준표”라고 주장했다. ‘398’은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조사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기관들이 지난 25~27일까지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8세~29세 3%, 30대 9%, 40대 8%의 지지를 받았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준석 마케팅’이 만능 치트키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20·30 여성들 중엔 이 대표가 내놓는 젠더 관련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도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SNS에 ‘여성가족부 때리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하태경 의원은 전날 여성가족부가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 개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 기사를 SNS에 공유한 뒤 “여가부가 진짜 관권 선거에 동원되어 민주당의 공약을 만들어 준다면 우리 당이 낼 여가부 관련 공약은 하나 밖에 없다. 폐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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