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진실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노재봉 전 총리 ‘쿠데타 정당성’ 옹호 발언

김종목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30일 오후 경기 파주시 탄현면의 사찰 검단사에 노 전 대통령 유해가 안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30일 오후 경기 파주시 탄현면의 사찰 검단사에 노 전 대통령 유해가 안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난장판…통치 참여는 숙명”
파주 검단사에 유해 임시 안치
시민단체 “통일동산 안장 반대”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중 영결식이 30일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쿠데타와 군부독재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 당시 정부 인사의 발언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부겸 총리는 “오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북방외교, 남북관계 전기 마련, 토지공개념 도입 등을 언급하면서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노재봉 전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노 전 총리는 “(노태우·전두환 등 육사 1기 졸업생들이) 보는 한국 정치는 우선 국방의식이 전혀 없는 난장판으로 인식됐던 것”이라며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통치기능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였고, 1기 장교들의 숙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을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신군부의 12·12쿠데타와 독재 정당성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 전 총리는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투철한 군인정신과 국방의식을 익혔을 뿐 아니라, 국민의 문맹률이 거의 80%에 해당하던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현대 문명을 경험하고 한국에 접목시킨 엘리트들이었다”며 “이 숙명을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 바로 ‘군 출신 대통령은 내가 마지막이야’라고 말씀한 배경이었다”고 했다. ‘6·29선언’을 두고 그는 “세간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한 일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념,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성공, 전두환 대통령의 흑자경제의 성과로 이어진 한국의 사회구조 변화를 확인하는 선언이었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손범수씨가 사회를 봤고, 가수 인순이씨와 테너 임웅균씨가 88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추모곡으로 불렀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 의식도 열렸다. 시신은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 파주시 검단사에 안치됐다.

청년온라인공동행동은 이날 영결식장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하려다 경찰에 제지를 당하자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앞으로 자리를 옮겨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국가장 결정은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정부의 국가장 결정은 역사적 용서와 화해가 아닌 정권의 비겁함”이라고 했다.

검단사 안치는 임시 조치다. 유족은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묘역 조성을 요구한다. 파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9일 파주시청 앞에서 노 전 대통령이 신군부 실세로 5·18 학살에 대해 광주시민과 국민에게 단 한 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며 통일동산 안장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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