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일 서울에서 “서울시민들이 부동산과 집 문제로 너무 고생하시는데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더 나쁜 정권교체가 아니라 더 나은 정치교체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 등에서 비롯된 서울 유권자들의 정권교체 심리를 의식해 “경제·통합대통령”이 되겠다며 인물론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집중유세를 벌였다. 50분 간 이어진 이 후보의 유세 연설은 다른 지역에서와 달리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며 사과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30%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 부진이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 보고, 부동산 문제 해결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보기도 전에 그 꿈을 접어버린 청년들이 많다. 청년세대들에게 특별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를 이재명이 확실히 해결하겠다”며 “부동산 정책은 섬세해야 한다. 정책의 세밀함과 현장성은 이재명이 제일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며 부동산 투기는 확실히 잡겠다”며 “국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존중하고, 필요한 주택을 충분히 속도감 있게 공급하겠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동산 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강조하는 정권교체론을 적극 반박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당론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빠꾸’(back)가 안된다”며 “더 나쁜 정권교체가 아니라 더 나은 정치교체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는 미래에 대한 얘기 없이 정권심판만 외치고 있다”며 “정권심판 해서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에게 손해인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며 인물론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한 언론에서 공식유세 단어 언급량을 세어봤더니 이재명은 기회, 유능, 통합, 미래를 말했는데 상대 후보는 오로지 민주당, 정권, 부패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고 한다”며 “과거에 매달리는 정치세력이 이 나라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실력이 실적으로 검증돼있고 한 말을 지키고 약속을 실천하는 유능한 리더이자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가장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명동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가 시작된 곳”이라며 경제부흥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당선 즉시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요청하거나, 취임 즉시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50조원 추가 예산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며 “권한이 생기는 즉시 경제 부스터샷으로 경제를 확실히 회복시켜 놓겠다”고 말했다.
3·1절을 맞아 호국·보훈정신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독립운동 했더니 3대가 망하고, 친일행위 했더니 3대가 부자더라는 소리가 앞으로 절대 못나오게 하겠다”며 “보훈정책을 확실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유세 연단에 선 이 후보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씨와 손을 맞잡고 만세삼창했다.
이 후보는 또 “명동은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했던 곳”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여러분이 행동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선거가 정말 팽팽한 접전이라고 하는데, 저도 이런 선거를 처음 겪어본다”며 “저도 사전투표를 할 거다. 한분도 빠지지 말고 사전투표 해주시고, 투표 안하신 분들한테는 전화하고 카카오톡으로 투표하라고 권유해달라”고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날 명동 유세에 앞서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외국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신경제 10대 전략’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신경제 전략의 핵심 목표는 대한민국을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도약시켜 수출 1조달러와 글로벌 5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경제대통령 이재명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 일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