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홍수 피해’ 들어 인도 경제단체에 쌀 지원 요청”

박광연 기자
북한 대사관의 상무관과 다른 관리들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에 있는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 사무실을 방문했다. ICIB 홈페이지 갈무리

북한 대사관의 상무관과 다른 관리들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에 있는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 사무실을 방문했다. ICIB 홈페이지 갈무리

북한이 인도의 민간 경제단체에 홍수 피해를 이유로 쌀 지원을 요청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르핏 싱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 소장은 이날 VOA에 보낸 e메일에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쌀 기부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북한)대사관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는 홍수가 농작물 대부분을 파괴한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다.

싱 소장은 최근 인도에서 북한으로 보낼 쌀 1만t을 수송할 선박을 수배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인도 회사가 쌀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한 뉴스를 알지 못한다”며 “언급된 (쌀의) 양은 (북한이 실제 요청한 양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ICIB는 지난 29일 트위터에 “ICIB와 ICIB 농업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과 만났다”며 “북한이 지나친 홍수로 인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CIB는 홈페이지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의 방문 사진을 공개했다. ICIB는 사진에 “북한 대사관의 상무관과 다른 관리들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식량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뉴델리에 있는 ICIB 사무실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에 코로나19가 퍼진 지난 2년여 간 국경을 봉쇄하며 외부 지원을 차단해온 북한이 인도에 손을 벌린 것은 식량난이 커지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과 자연재해, 대북제재 여파 등으로 북한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김덕훈 내각 총리가 지난 한달여간 황해남도·황해북도·평안남도·평안북도·남포시·함경남도·강원도 각지 농업 현장을 잇따라 방문해 “올해 알곡생산계획을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독려한 것도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식량 부족량은 연평균 80만t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며 “올해 북한은 국경 봉쇄가 지속되고 있고 외부 도입량이 감소하고 있다. 또 기상 상황과 같은 변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 식량 사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부족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보며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북한의 식량난 수준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이 올해 해로를 통해 중국에서 5만여t의 곡물을 수입해온 터라 인도에 대한 식량 지원 요청도 이러한 일환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봉쇄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부에 식량을 비축해두려는 시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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