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상민 탄핵 추진 결정 하루 앞두고 고심···당위론 대 역풍 우려

윤승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결정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탄핵 추진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탄핵안이 기각됐을 때 불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과 내일까지 의원들에게 전화 면담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오전 중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은 발의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된다.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다면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법사위 회부 없이 무기명투표가 진행되지 않으면 탄핵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에 탄핵안을 회부하면 처리가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대정부질문을 위해 예정된 6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탄핵안을 발의하고, 7~8일 잇달아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해 탄핵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안 발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 건의를 결정했을 때는 참사 관련 국회 국정조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이 장관 파면 요구로 예산안 협상마저 경색돼 탄핵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러나 국정조사가 끝난 데다 경찰 수사가 ‘꼬리 자르기’로 끝나면서 국회가 이태원 참사 책임자인 이 장관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당위론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탄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상민 장관 탄핵이 우선”이라며 “책임회피와 유족의 아픔이 도를 넘었다. 책임이 분명하니 탄핵해야 하고, 탄핵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글을 올렸다. 강득구 의원은 전날 SNS에 “이상민 장관의 탄핵은 원칙과 명분, 그리고 공익을 지키는 일”이라며 “4·19 혁명 때도, 광주항쟁과 2017년 촛불혁명 때도 역풍 운운하며 행동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었다. 그때 시민이 행동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없었다”고 글을 올렸다. 문재인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 김한규 의원도 지난 3일 SNS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어도 사유가 있다고 믿으면 진행하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반대 여론도 여전하다. 한 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장관이 탄핵당할 만큼 명백하게 법률을 위반했다면 이미 그 부분이 국정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제기됐을 텐데 없지 않나. 차라리 이 장관이 자리를 지키는 게 더 당에 도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 장관을 탄핵할 사유는 많지만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현 정부가 면죄부를 얻는 셈”이라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소추안 당론 발의를 결정하려고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결정을 미뤘다. 헌재가 이 장관 탄핵안을 기각하면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주된 반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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