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구 날린 비명계, 일단 관망···강성 당원 좌표 찍기엔 “정치검찰과 뭐가 다른가” 반발

탁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로 견제구를 날린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28일 의견 표명을 삼간 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당분간 공을 넘겨받은 이 대표와 당 지도부의 대응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가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해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공개적인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이 대표 기소 시 당직자 직무정지 관련 당헌 80조 적용 여부와 2차 체포동의안 제출 시 표결 방향을 놓고 비명계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30여명의 이탈표에 대해 “우연히 합쳐져서 합산된 숫자가 아니라 어느 정도 삼삼오오 교감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부결표를 던진 의원 중에서도 방탄 국회 또는 이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불체포특권 폐지를 뒤엎는 것에 대해 굉장히 고민스럽고 불편해하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지, 물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원이 개별적으로 충동적으로 했다든가, 당대표나 지도부의 설득을 무시했다든가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와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것”이라며 “지도부가 강력 팬덤으로부터 벗어나고 인적 쇄신 등을 통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비공개 토론회를 열어온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이날 일정을 취소했다. 모임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전날 아침에 취소 공지했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선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행보를 자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성 당원들이 비이재명계가 주축인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을 낙선 운동 대상으로 삼은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일각에서는 체포동의안 정국을 계기로 계파 갈등이 당내 분란으로 확전될까 우려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가 이 상황을 수습하지 않고 의원총회를 열면 욕설이 난무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생각이 계속 난다. 원내 지도부가 최대한 의원들을 많이 접촉해 갈등을 잠재워야 한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당원들에게 좌표 찍기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영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가짜뉴스를 버젓이 만들고 뿌려서 지지하는 당의 특정 국회의원들을 문자테러하면 민주당에 도움이 되나. 이 대표에게 도움이 되나”라며 “우리끼리 갈라치기 하고 우리끼리 분열하면 누가 좋아하겠나”라고 밝혔다.

김민석 의원도 SNS에 “부정확한 내부 총질은 없어야 한다”며 “이러저러한 부정확한 리스트를 유통한다면 정치검찰과 무엇이 다른가. 선의의 희생자를 만들고 당의 분란을 필요 이상으로 증폭시켜 분열을 가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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