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 대통령 겨냥 “아첨하는 패거리 멀리할 가능성 없어 보여”

문광호 기자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윤핵관 겨냥 “나라 망하게 할 망국신”

김기현 여성 군사기본교육 공약 비판

이준석 전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 도중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준석 전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 도중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꿔다놓은 보릿자루들이 누군가를 해하고 참소하면서 아첨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사적인 패거리를 만든다고 했을 때 지금 시대에 떠오르는 하나의 집단이 있다”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관계자)을 비판했다. “군주가 이들을 멀리해야 하는데 사실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윤 대통령도 겨냥했다.

경향신문이 5일 입수한 이 전 대표의 저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중국 한나라 말기의 학자 유향이 분류한 나쁜 신하 ‘육사신(六邪臣)’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책은 6일 출간된다.

이 전 대표는 “육사신은 여섯 가지의 해로운 신하를 뜻한다”며 시체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머릿수만 채우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들을 뜻하는 ‘구신’, 비위 맞추는 데 특화된 아첨꾼 ‘유신’, 잔머리를 굴려서 남을 음해하는 사람을 뜻하는 ‘간신’, 자신의 영달을 위해 참소를 일삼는 사람 ‘참신’, 이익을 앞세우고 사적인 패거리를 만드는 사람 ‘적신’, 모든 것을 겸비한, 나라를 망하게 할 신하 ‘망국신’ 등을 설명했다.

그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회고하며 “(후보와) 시간을 같이 보냈다면 득표는 덜했겠지만 직접 소통이 가능했을 것이고, 오해나 억측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었을 것”이라면서도 “내가 후보와 다른 동선 위주로 돌아다니지 않았더라면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후보는 지지세가 강한 편인 영남 지역을 도는 일정을 좋아했다”며 “공직선거를 처음 뛰어보는 후보의 입장에서는 환호해주는 군중이 많고 반응이 좋은 지역에 가면 힘을 얻으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놓고 거짓 정보와 음해가 난무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지도자가 그런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에 대해서는 “2022년 대선과 지선 이후에는 ‘일군의 무리’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정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았다”며 “그들은 애초에 권력욕밖에 없었기에 정당을 어떻게 경영하고 선거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초선 의원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혁신위원회가 들어서서 당 혁신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을 때 초선 그룹에서 가장 큰 반발이 터져 나왔다”며 “여당의 공천이라는 것은 권력자가 좌지우지하기 위해 흔들어대는 순간 당에 혼란이 오고, 현역의원들은 권력자에게 굴종적으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데도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천 방식에 오히려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가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림시장을 찾아 시민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이준석 전 당 대표. 맨 오른쪽 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가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림시장을 찾아 시민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이준석 전 당 대표. 맨 오른쪽 천 후보. 연합뉴스

이 전 대표가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을 출간한 것은 당권경쟁 막판 비윤 표 결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당권경쟁에서 천하람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천 후보와 경남 마산부림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당심과 민심을 받아내는 그릇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당내 개혁세력의 호응을 기대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를 겪으며 불현듯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이 떠올랐다”며 윤 대통령을 소설 속 악역 엄석대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책에서 김기현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김 후보의 여성 군사기본교육 도입 공약에 대해 “전형적으로 젠더 문제를 가족오락관의 남성팀과 여성팀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라며 “영남지역에서 치열하지 않은 선거를 치르던 의원들은 선거전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공약 계산을 많이 해보지 않은 탓에 그 감이 약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젊은 세대가 여성의 민방위 훈련을 바란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책에서 정당·정치 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각종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서진정책에 대해 “전라도에 대한 보수정당의 투자는 지금까지 전혀 노력하지 않았던 것을 벌충하는 의미로 처음 단계에는 특별히 집중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호남포기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으뜸 당원제도와 당비 크라우드 펀딩 등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이 전 대표는 “각자의 집을 생애주기에 맞게 설계를 변경해가면서 사용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과감하게 학교를 광역화하고 이를 위해 고등학교를 기숙사 학교로 운영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택시도 피크타임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호출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지하철 요금인상을 최소화하고 현재 무임승차로 혜택을 보고 있는 만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혜택을 축소하는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자구적인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천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이후 세칭 보수가 왜 왜소해졌는지를 잘 지적하고 있다”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시대가 변하고, 따라서 국민의 의식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보수 정치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