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호, ‘연포탕’ 아니고 ‘남탕’됐다

이두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강조한 국민의힘 김기현호 지도부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남성이고 당대표가 지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에도 대부분 남성이 이름을 올렸다. 여당 지도부가 성별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지도부에 여성은 조수진 최고위원 1명뿐이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4위 득표자 이내에 여성 당선인이 없을 경우에는 4위 득표자 대신 여성 후보자 중 최다득표자를 최고위원으로 한다”는 여성 할당 규정이 있지만 조 의원이 3위로 당선되면서 이 규정은 효력이 없어졌다.

당원 100%로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심’은 남성 지도부를 선택했지만,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당직 인선을 통해 성별 균형을 안배할 수 있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직전인 지난 13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과거 20대 청년 여성(박성민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만큼 (국민의힘도) 지명직 최고위원에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요 당직 인선이 마무리된 김기현호는 남성 과포화 상태다.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유승민계 남성 의원인 강대식 의원을 임명했고, 주요 당직은 9명 중 7명을 남성으로 채웠다. 김 대표가 인선한 여성 당직자는 배현진 조직부총장과 김예령 대변인 2명뿐이다. 지도부의 메시지를 최일선에서 전달하는 수석대변인은 2명 모두 남성으로 지명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지난 13일 만찬에서 촬영한 단체사진에는 남성 일색의 여당 지도부 풍경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현재 최고위원 7명 중 과반인 4명이 여성이다. 고민정·서영교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고, 이재명 대표가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서은숙·임선숙)을 모두 여성으로 지명했다. 정의당은 당대표(이정미)와 원내대표(이은주), 원내대변인(류호정)이 모두 여성이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는 여성 당원들을 대표하고 성평등한 정당 정책의 필요성을 지적할 수 있는 여성 지도부·당직자의 존재가 특히 중요하다”면서 “‘성별 갈라치기’가 보수진영에서 힘을 얻고 있는데 지도부와 주요 당직에 여성이 적다면 당에서 젠더 문제를 제기할 동력이 생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성평등에서 가장 기본적인 게 인적 구성이고, 이를 통해 당의 다양성을 확대해야 하는데 성별 균형조차 맞춰지지 않는다면 당의 민주성이 상실되기 쉽다”면서 “지도부의 과도한 남성 중심성은 추후에 여성의 도전 자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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