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당분간 정치인 안 만난다

김윤나영 기자    윤승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분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한 정치인을 만나지 않기로 했다. 문 전 대통령 전언 형식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정치권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당분간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정치인과 만남을 자제하는 이유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정치인들이 비공개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당내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17일 YTN 라디오에서 경남 양산의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면서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단합해 잘해야 한다.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비이재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CBS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과도하게 말씀한 것이고 전달한 분도 잘못”이라며 “우리가 문 전 대통령의 ‘꼬붕’(부하라는 뜻의 일본어)이냐”라고 반발했다.

반면 비명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문 전) 대통령도 민주당이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화합하면 총선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전언 형식으로 뉘앙스가 전혀 다른 두 주장이 나가자 당혹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이 만나지 않을 것이란 정치인에는 이 대표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인 이날 유가족들과 제주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했다. 이 대표도 제주에서 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두 사람의 동선은 겹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오전 행사가 끝난 뒤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고 문 전 대통령은 오후에 참배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 희생자 유족을 만나는 일정도 민주당 정치인들과 함께하지 않고 비공개로 소화했다.

윤 의원은 이날 제주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와 만나는 일정은 “사전에 전혀 추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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