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 마친 문 대통령, ‘오미크론·한반도 정세·공직기강’ 잡기

정대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2일 6박8일 간의 중동 3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강윤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2일 6박8일 간의 중동 3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강윤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박8일 간의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지난 22일 귀국했다. 다른 어떤 순방보다 유동성이 컸던 이번 순방은 방산 등 분야에서 성과와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 대응, 고조되는 한반도 긴장 완화, 임기 말 공직기강 확립 등 쌓인 현안 처리에 주력한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3개국을 방문한 뒤 전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은 방문국들과의 방산, 수소경제 등 분야 협력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 UAE 방문 기간 국산 단일무기 계약 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4조원대 천궁-Ⅱ(M-SAM2·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사우디 방문에서는 2010년 중단됐던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도 벌였다.

이번 순방에서는 돌발 상황이 여러 번 터졌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이 UAE 측의 불가피한 사유로 갑작스레 취소됐다. 문 대통령이 UAE에 머무는 기간 동안 예멘 후티 반군의 아부다비 공격이 벌어졌지만, 문 대통령이 아부다비 일정을 취소하고 두바이에 머물면서 피해는 입지 않았다. 기대했던 사우디·이집트와의 방산 수출에서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집트와의 K-9 자주포 수출 논의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한 문 대통령 앞에는 만만치 않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우선 국내에서도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또 다시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중증화·사망 방지에 주력하는 방역체계로 조속히 전환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순방 중이던 지난 20일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체제로 신속히 전환하고, 총리 중심으로 범부처가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병상 확보 등 의료대응체계와 오는 24일 국회 제출 예정인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한 소상공인 지원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새해 들어 네 차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심지어 4년 가까이 중단해 온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악화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과제다. 문 대통령은 순방 동행이 예정돼 있던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국내에 남겼고, 현지에서 북한 관련 사항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물밑에서는 남북·북미 대화가 이어지는 등 문재인 정부 임기 말까지 관련국들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화상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하지만 이달 중 개최는 현재 성사가 어려운 상태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흔들리는 공직기강을 다잡는 데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사퇴 논란이 벌어지며 선관위 조직 내부 동요가 일었다. 청와대 현직 비서관급 이상 가운데 처음 6·1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한 윤난실 제도개혁비서관 등 참모진 인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순방 중이던 지난 17일 김영식 민정수석을 임명하며 청와대를 통해 “공직기강 확립 등 소임을 원만하게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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