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만에 지지율 30% 붕괴된 윤 대통령, 국정동력 타격

유정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9일 처음으로 30%대를 밑도는 28%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제공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9일 처음으로 30%대를 밑도는 28%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2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28%를 기록했다. 취임 80일 만에 30%선이 무너지며 최악의 지지율 위기를 맞았다. 국정 동력 타격은 불가피하다. 윤석열 정부 초반부터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이 흔들리게 됐다. 대통령실은 “묵묵히 해내다 보면 국민들도 진정성과 (윤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바를 다시 생각해주실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28%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2%포인트 오른 62%였다. 같은 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웃도는 ‘데드크로스’(7월 1주차)가 나타난 지 한 달도 못 돼 격차가 2배 이상(34%포인트 차) 벌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5월10일 취임 당시 52%로 시작해 6월 1주차에 53%로 최고점을 찍고 급속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7월 2·3주차 조사에서 2주 연속 32%를 기록해 ‘30% 방어선’을 사수하는 듯 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방어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취임 당시 51%를 기록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6월 첮수 53%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넘게 하락해 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취임 당시 51%를 기록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6월 첮수 53%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넘게 하락해 왔다.

모든 지역·연령·성별에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충청권에서 긍정 평가가 한 주만에 9%포인트 떨어지고 부정 평가가 12%포인트(72%) 올랐다. 여권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지지율 40%로 5%포인트 떨어져 40%선이 위협받게 됐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6%포인트(32%)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18~29세와 60대 이상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18~29세 지지율은 20%, 60대 이상은 40%로 각각 전주보다 9%포인트 떨어졌다.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 파문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지지하는 20대 남성들이 등을 돌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정평가 이유에 ‘내부총질’ 문자 파문 등 여권 내부 갈등(3%)을 꼽는 답변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갈등(4%)과 함께 새로 등장했다. 인사 문제를 부정 평가 이유로 꼽는 이들이 21%로 가장 많았고, ‘경험·자질 부족/무능’(8%), ‘경제·민생을 살리지 않음’(8%), ‘독단적·일방적’(8%) 등이 뒤를 이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속도는 전례 없이 빠르다.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지지율 30%선이 처음 붕괴된 건 2015년 1월 4주차(취임 704일째)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4월5주차(취임 1451일째)에 29%로 30%선을 처음 밑돌았다.

국정운영 동력 훼손은 기정사실화했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회, 역대 최소 격차(0.73%포인트차) 당선이라는 취약한 기반 위에 국정 최고 책임자를 맡았다. 민심의 지지를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급속한 지지율 붕괴로 국정 동력의 기반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 등 논쟁적 이슈들의 추진 동력이 약화하고, 민생·경제 메시지도 뒤로 밀릴 수 있다. 지지율 위기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경우 여권에서 국정 방향타 전환 등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정부들은 대통령 리더십 위기 때 국면전환을 위한 인적 쇄신 카드를 활용하곤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반복적으로 말씀드렸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데는 굉장히 복합적인 이유가 있고 그 의미에 대해서 하나하나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대통령실 모든 사람들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한다든가 지지율이 떨어졌으니 이것을 해본다든가 하기 보다는 당초 하려고 했던 것들, 더 잘하고자 했던 것들을 찾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갤럽 조사에서 늘 앞서던 국민의힘 지지율도 36%로 더불어민주당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다 역시 데드크로스를 눈 앞에 두게 됐다. 대통령 지지율 데드크로스에 이어 여당 지지율도 야당에 역전되는 ‘더블 데드크로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이번 조사 응답률은 11.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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