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종북 주사파와는 협치 불가”…여권 색깔론 부채질

유정인·유설희·문광호 기자

원외 당협위원장 초청 오찬

“자유민주주의 공감 때 협치”

민주당 “제1야당 매도하나”

대통령실 “정치 왜곡 없길”

윤 대통령 “종북 주사파와는 협치 불가”…여권 색깔론 부채질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야의 안보 공방이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향한 여당의 ‘종북’ 색깔론 논란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종북세력과의 협치 불가론을 직접 언급했다. 야당은 “설마 종북 주사파가 민주당이냐”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을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 발언은 한 당협위원장이 ‘종북 주사파 세력에 밀리면 안 된다’고 말한 데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종북 주사파 세력으로 민주당을 지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공감하면 진보든, 좌파든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여권발 종북 논쟁과 맞물려 정치적 파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안보 공방이 격화하면서 여당은 야당을 향해 “지금도 친북 자주 주사파적 생각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대판 위정척사”(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라고 공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로 규정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발언을 두고도 여야의 색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이 ‘협치’를 주사파와 묶어 발언하면서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확대 해석되면 여당 당협위원장을 모아놓고 민주당과 협치하지 않겠다고 오해가 될 소지가 있었다”며 “정치 경험이 많았다면 그런 말씀을 안 했을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좌파 혁명이론에 빠진 정치세력’으로 비판해온 점도 이런 해석을 키웠다.

이후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과는 타협할 수 없다는 의미로 ‘국가 보위’가 첫 번째 책무인 대통령으로서 기본적 원칙을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제1야당을 종북 주사파로 매도하는 것이냐”고 밝혔다. 그는 “검찰은 민주당사에 압수수색을 하겠다며 쳐들어오고,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를 거부하고 있다”며 “오늘이 야당 탄압의 날인지 묻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당정 원팀’을 재차 강조했다. 당무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은 당협 재정비와 전당대회 시기 등을 놓고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기에 열렸다. 이 때문에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가늠할 언급이 나오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고 힘과 용기를 내 헤쳐나가자고 덕담 위주로 말했다”고 전했다.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고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저녁에 소주 한잔하며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싶은데 안팎으로 정국이 만만치 않아 점심으로 대체하게 됐다”면서 다시 소통 기회를 갖자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2024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오찬 후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겐 윤 대통령 이름이 적힌 ‘대통령 시계’ 세트가 전달됐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