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부산대·표준연 결과 발표
부도체 또는 반도체 특징 나타나
1차 분석 때에도 초전도 특성 없어
이달 말 실험 종료…내달 최종 발표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에서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초전도 특성이 없다”는 국내 연구기관 3곳의 분석이 또 나왔다. 같은 결론의 검증 결과는 국내 학계에서 지난달 말에도 나왔다.
이에 따라 LK-99가 상온 초전도체일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이번 검증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이달 말쯤 남은 실험을 모두 끝낸 뒤 다음달에 검증 결과를 최종 정리할 예정이다.
검증위는 1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과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이 공개한 논문 등을 토대로 LK-99를 재현해 실험한 결과, 초전도 특성을 보인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에서 만든 LK-99 샘플에서는 부도체의 특징이 나타났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의 설명대로라면 LK-99는 전기가 매우 잘 통하는 초전도체여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가 생성됐다는 뜻이다. 표준과학연구원이 만든 LK-99 샘플에서도 전기적으로 부도체 특성이 확인됐다.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소에서 만든 LK-99 샘플에서는 반도체 특성이 나타났다. 반도체는 상황에 따라 전기가 흐르기도 하고, 흐르지 않기도 하는 물질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검증위는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한양대 고압연구소,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포항공대 물리학과 연구팀 등 국내 4개 연구기관에서 “LK-99 샘플에 초전도성은 없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앞으로 고려대와 성균관대 연구진이 내놓을 LK-99 샘플 재현 결과가 남긴 했지만, 이날 추가 분석 결과 발표로 LK-99가 상온 초전도체일 가능성은 더욱 적어졌다.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상온 초전도체 열풍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은 지난 7월22일 논문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자신들이 LK-99로 이름 지은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그 뒤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진위를 검증하기 위해 LK-99 샘플을 잇따라 만들어 성질을 확인했지만, 초전도체로서의 특성을 확인한 경우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 초전도체처럼 보이는 현상은 LK-99 내부에 불순물로 섞인 황화구리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검증위는 “LK-99 재현 실험은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라며 “다음달 중 국내외 논문과 실험 결과를 검토해 검증을 최종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