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길의 사진공책]도쿄 루만도의 거울, 그리고 응시의 욕망](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04/02/news-p.v1.20240401.eac5f6f224e9444cb578a1599c4defac_P1.jpg)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는 단편 소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민음사)에서 한 해적판 백과사전에서 발견한 거울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 적는다.“거울과 부성(아버지성)은 가증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를 증식시키고, 마치 그것을 사실인 양 일반화시키기 때문이다.”백과사전에는 적혀 있으나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우크바르’라는 지역의 한 이교도 창시자의 말이다. 거울은 대상을 반영하여, 부성은 닮은 생명체를 낳기에 닮은 무언가를 증식시킨다. 우리는 이교도 창시자가 말한 “눈에 보이는 세계를 증식시키는” 장치에 하나를 더 추가해 백과사전에 첨부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카메라의 눈이다. 오는 5월 19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되는 일본 작가 도쿄 루만도(Tokyo Rumando)의 전시는 바로 거울과 카메라라는 장치를 이용한 사진전이다. 서울은 후암동의 KP갤러리에서, 부산은 아트스페이스 이신에서 열...
2024.04.02 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