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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유발 하라리 “코로나 이후…과거 이루지 못한 개혁을 감행할 시간”
위기는 약한 고리를 강타하고, 취약한 사람들을 먼저 쓰러트린다. 지금껏 그래왔다. 미약하지만, 조금이라도 막고 싶었다. 할 수 있는 일은 질문을 던지는 일이기에, 지혜를 갖춘 이들의 혜안을 빌리고자 노력했다. 그들의 답은 전에도 그랬듯이 무수히 많은 질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어차피 답은 우리의 선택과 행동으로만 완성되는 속성을 갖는다. 그들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묻고 각자의 답을 정하도록 길을 안내하며 자극했다. 다수의 지구인이 강제적, 혹은 자발적 고립의 시간을 보내는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출발은 ‘생각하기’라 여기기에 7인의 석학들과 함께했다. 오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조언을 함께 공개하며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지닌 기본 성질을 새겨보고자 한다.21세기 역병의 창궐을 맞으며 7인의 석학과 함께 생각해봤다 생태계 파괴가 부른 문명의 위기와 개발·이윤 중심의 경제 위기에서 그린뉴딜과 지역 중심 세계화를‘7인의 석학에게 지속... -
⑦닉 보스트롬 “실수마저도 배워야 할 위기 상황인데 국제적 협력은 심각한 결핍”
수도권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고강도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2차 파고에 대한 우려다. 지금은 모든 국가의 모든 사례가 정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부분이 크기에 타국의 실패마저도 귀 기울여야 하는 경험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인류미래연구소 소장인 닉 보스트롬은 “우리는 지역사회들이 저지른 실수가 무엇이든 이 위기 속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큰 파국을 불러올 잠재적 위협이 있기에, 이 시간 속에서 지구적인 조절 능력을 세워내자고 요청한다. 닉 보스트롬은 지난해 11월 ‘취약한 세계 가설(Vulnerable World Hypothesis)’을 발표하며 현대문명이 맞고 있는 위기를 해석해 낸 바 있다. 5월27일 그와 인터넷으로 화상 인터뷰를 했다.코로나 위기 속 ‘조율 실패’는인류가 가진 근원적 악화인자국가 지도자는 시간 낭비 부르... -
⑥원톄쥔 “내년 안에 식량위기…글로컬라이제이션이 새 트렌드 될 것”
코로나19 위기는 전 지구를 가로질러 덮쳐왔다. 이번에는 아시아의 농업경제학자인 원톄쥔(溫鐵軍)의 시선을 따라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온 서구 중심 논리와 코로나19 위기 해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원톄쥔은 강단을 넘어 생태운동가로서 중국 전역 2000여개 지역에서 로컬경제 시민조직인 공동체 기반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CSA) 운동을 20여년간 이끌고 있다. 그는 과거 냉전시기를 거쳐 현재까지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지구의 다른 반쪽 현장을 누비며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해왔고, 중국 주류 기득권에게도 거침없이 발언해왔다. 5월14일 인터넷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인구 절반 이상 농촌 사는 중국자립할 수 있는 생계 있어서고립 선택하고도 코로나 견뎌안희경(이하 안) = 중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진정세로 돌아선 듯한데, 특별히 진행한 정책이 있나요.원톄쥔(이하 원) = 바이러스와 싸우는 나라들에 도움이... -
⑤케이트 피킷 “경제 불평등 줄여 구성원 회복탄력성 갖춰야 팬데믹 극복 가능”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마음이 복잡하다. 경제적 위협을 받지 않는다 해도 행동과 감정을 옥죄어오는 압박이 피로를 넘어 포기하고 싶을 정도라는 호소가 일고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집단감염 뉴스는 긴장을 고조시킨다. 과연 코로나19 바이러스 위협은 언제쯤 종료될 것인가. 우리가 세워내야 할 건강 시스템은 무엇이며, 오늘을 압박하는 불안은 실제 어디에서 오고 있는지 공공역학자 케이트 피킷 영국 요크 대학교 교수와 함께 추적해 보고자 한다. 5월20일까지 진행한 e메일 인터뷰이다.코로나19 감염 높은 유럽·미국바이러스 경로 추적 대응 늦어병상 부족 등 의료 시스템 마비안희경(이하 안) = 이 팬데믹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어떻게 막을 내릴까요.케이트 피킷(이하 피킷) =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발표할 때마다 “과학을 따를 뿐”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 표현이 함의하는 바는 단순하지 않아요. 감염됐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는지... -
④반다나 시바 “자연을 죽이고 삶터 빼앗는 ‘범죄경제’, 코로나로 가속도 붙어”
반다나 시바의 말에는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가 얽혀 있다. 경제란 엘리트의 머릿속에, 자본시장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생계 속에 있음을 기억하도록 한다. 목소리조차 언론에 잡히지 않는 이들의 다급한 요청과, 코로나19가 전해주는 지구의 메시지가 그들의 대리자인 반다나 시바의 호소 속에 울려 퍼진다. 지난달 28일 인도 뉴델리에 있는 그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바이러스 전파 우려 이유로현금 대신 신용카드 권장길거리 상인들 생계 소외돼안희경(이하 안) = 인도는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어떤가요.반다나 시바(이하 시바) =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록다운(봉쇄)이라고 봅니다. 경찰이 곳곳에 있어요. 거리를 다닐 수 없고,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습니다.안 =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올라온 지방 출신 노동자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들었는데요.시바 = 대다수가 수용시설에 있습니다. 다들 집에 가고 싶어 하죠. 그... -
③마사 누스바움 “코로나가 드러낸 편견과 혐오? 그 둘은 한 번도 숨겨진 적이 없다”
7인의 석학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묻다...오늘부터의 세계우리의 감정은 온전히 사적이지 않다. 사회의 가치가 반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사회에 박혀 있던 혐오 또한 세분화되어 분출되고 있다. 그리고 연민과 보살핌, 성찰도 자리를 비집고 들어섰다. 세계적인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성찰의 출현이 편견과 혐오를 넘어 사랑의 정치로 가는 발판임을 강조한다. 이번 회에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어떤 가치를 가져가야 할지, 안전과 자유, 그리고 정의에 대해 마사 누스바움 시카고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시카고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4월23일 보내온 e메일 답변이다.인간의 ‘동물과 다르다’는 인식 약자들에게 ‘동물적 특성’ 투사 코로나 위기는 혐오 강화시켜 안희경(이하 안) = 코로나19 위기는 경제위기, 정치위기, 그리고 윤리위기로까지 번졌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다가온 장면은 무엇인가요. 삶 속에서 마... -
②제러미 리프킨 “코로나는 기후변화가 낳은 팬데믹…함께 해결 안 하면 같이 무너져”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의 원인에 대한 성찰은 빠져 있다. 그래서 ‘4차산업 혁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규제 해제를 주장하는 시장의 묵은 요구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것인가?’라는 의심의 눈길을 받는다. 경제위기 속에서 실직 위기에 놓인 하위 기술직의 문제, 2차산업 인프라 위에 올려질 4차산업 뉴딜의 효용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시민단체와 지역사회는 그동안 그린뉴딜을 요구해왔다. 그린뉴딜은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중국과 캘리포니아, 미국 하원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과연 우리의 선택은 어떠해야 할까? 경제전문가 제러미 리프킨과 코로나19 위기의 본질과 그린뉴딜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4월20일 미국 워싱턴DC 자택에서 이동제한령을 따르고 있는 그와 전화인터뷰를 했다.물 순환 바뀌며 생태계 무너지고인간의 마구잡이식 야생 개발로서식지 망가진 야생 생명 이주해에... -
①장하준 "코로나, 효율성 위해 약자에 위험부담 지운 신자유주의 약점 드러내"
코로나19로 문명이 한순간에 덜컹거린다. 혼돈을 돌파하고자 오늘의 문제를 세계 지성들과 살펴보려 한다. 경제위기 해법에 대해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제러미 리프킨, 서구 중심 산업문명의 진실을 살피는 데 인도의 반다나 시바 박사, 중국의 농업경제학자 원톄쥔 런민대 교수, 정치·윤리적 위기로까지 퍼진 현안을 진단하기 위해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 시카고대 교수, 공공보건의 현실과 대안을 짚는 데 케이트 피킷 요크대 교수 등 7인의 지성과 함께한다. ■“코로나, 효율성 위해 약자에 위험부담 지운 신자유주의 약점 드러내”‘7인의 석학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묻다…오늘부터의 세계’ 첫 회는 장하준 교수와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5일 인터넷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안희경(이하 안) = 왜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이렇게까지 경제위기로 퍼져가고 있을까요?장하준(이하 장) = 전에는 주로 금융이 꼬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