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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진료 금지’가 의료민영화? 사실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혼합진료 금지’ 정책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의료민영화’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의료)민영화 하면 내야할 금액”이라며 자신의 진료 계산서를 인증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그러나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혼합진료 금지’ 정책은 의료민영화와 무관하다.혼합진료란 건강보험 급여 진료와 비급여 진료를 함께 하는 진료 형태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혼합진료를 금지하면 비급여·급여 항목 모든 진료비를 환자가 내야 한다”며 “내시경도 눈 뜬 채로 받아야 하고, 수술 뒤 무통주사도 못 맞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혼합진료를 금지할 경우 비급여 항목을 보장하는 민간 보험이 인기를 끌게 되는데, 이는 “미국식 의료민영화로 가는 첫 단계”라는 식이다.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비급여 팽창을 막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게 혼합진료 금지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민간 실손보험이 필요 없을 정도로 치료에 ... -
메이플 ‘남혐 집게손가락’의 끊이지 않는 음모론
메이플스토리 ‘집게손가락’ 의혹을 제기하는 남초 커뮤니티 유저들의 주장은 간단했다. 페미니즘 사상을 지지하는 여성 애니메이터가 엔젤릭버스터(엔버) MV에 ‘남성혐오’ 표현인 집게손가락을 몰래 집어넣었다는 것이었다. 커뮤니티 유저들은 뿌리의 다른 작업물을 0.1초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며 “집게손가락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모든 작업물을 남성이 연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모론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깨졌다. 그림을 그린 이는 ‘페미니즘이 뭔지도 모른다’고 한, 에미상을 수상한 베테랑 김상진 감독이었다. 수십명이 함께 작업하고 넥슨도 수시로 검수해 애니메이터가 몰래 집게손가락을 넣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란 사실도 드러났다.‘페미니즘에 경도된 여성 직원의 트롤링(관심끌기)’이라는 프레임이 깨지자 ‘그래도 남혐’이라는 주장은 복잡해졌다. 원청 의사와 무관하게 결함이 섞인 상품을 납품한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는 주장, 제작자의 성별과 관계없이 ... -
“선진국 중 공영방송이 이렇게 많은 나라가 없다”는 이동관, 따져보니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선진국 어느 나라도 공영방송이 이렇게 많은 나라가 없다”라며 “자유로운 정보 소통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은 최소화하고, 경쟁체제 속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게 올바르다”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서는 공영방송 ‘축소’와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경향신문은 이 후보자의 주장대로 선진국 중 한국보다 공영방송이 많은 나라는 없는지, 또 ‘언론 자유’를 위해서는 공영방송이 축소돼야 하는지 따져봤다.영국, 독일 등…한국과 공영방송보다 많거나 유사이 후보자는 ‘선진국’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다만 G7 회원국인 독일·영국 등 국가의 ‘공영방송’ 수는 한국보다 더 많거나 비슷하다.영국 방송·통신 규제 기관인 오프콤(Ofcom) 홈페이지는 공영방송(Public Service Broadcasting)은 영국의 “유구하고 자랑스러운 전통”이라며 채널3, 채널4, 채널5, S4C, BBC 등 5... -
“그나마 피해 덜한 것”···홍수 때마다 ‘4대강 논란’, 사실은
이번에 내린 역대급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4대강’이 또 다시 소환됐다. 지난 주말 포털 기사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4대강 보를 해체한 지역에 피해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과 “보가 홍수위를 높였다” 등 상반된 주장이 충돌했다.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충남 공주시 수해 피해지역을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 준설해 물그릇을 만들었고, 4대강(사업) 안 했으면 금강이 범람했을 수 있다고 다들 얘기한다”며 “포스트 4대강 사업으로 지류, 지천 정비사업을 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윤 정부가 당장 해야한다”고 했다.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4대강 보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경향신문이 17일 정부 하천 사업 자문에 응하거나 조언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 3명에게 ‘4대강 보’와 올해 홍수 피해의 상관 관계를 물어보니 “4대강 보와 홍수는 관계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김원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아동학대로 잇단 사망···인천은 정말 ‘범죄도시’인가
인천에서 올해 들어 아동 2명이 부모 학대로 숨졌다. 2살 아이가 사흘간 집에 홀로 방치됐다가 사망했으며 홈스쿨링을 한다며 학교에 가지 않은 초등학교 5학년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졌다.이는 올해 ‘아동학대 ZERO, 어린이가 안전한 인천 만들기’를 선언한 인천시의 아동정책 비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또 인천이냐” “범죄도시 인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인천은 진정 아동학대가 많은 도시일까.16일 경찰청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아동학대 건수는 3만7605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7.34%(2761건)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으로 환산해도 6.4명에 그쳤다. 울산이 14.7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과 전북은 각각 7.7명, 7.6명이었다.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자는 2020년 전국 43명 중 경기도 11명, 서울·경남 7명 이어 인천은 대전·경북과 함께 3명이었다. 2021년에는 전... -
“청량리역 노숙인 동사” SNS 목격담···알아보니
지난 26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3층 맞이방 맞은편 대기의자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역무원이 남성의 상태를 처음 확인했다.남성의 죽음은 같은 날 오후 7시쯤 한 시민이 페이스북에 “청량리역에서 노숙인이 한파 속에서 동사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해 알려졌다. 사진에는 폴리스라인 너머에 파란 천이 덮인 시신 한 구와 주변을 오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다른 시민도 비슷한 시간 “한 주검이 누웠습니다. 청량리역 삼층 맞이방. 차디찬 대리석 바닥에 수많은 행인의 친절한 무관심”이라는 목격담을 SNS에 남겼다. 목격담은 트위터 등에서 1만회 이상 공유되며 빠르게 퍼졌다.2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사망한 남성 A씨는 노숙인이 아니었다. 사망 원인도 동사가 아니었다. 81세인 A씨의 사망 원인은 급성심정지로 확인됐다. 철도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었다”며 “(청량리... -
'30조 성인지감수성 예산' 떼어서 북핵 막는다? 윤석열표 '가짜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27일 경북 포항시 북구 신흥동 북포항우체국 앞 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정부가 뭐, 성인지감수성 예산이란 걸 30조 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돈이면 그 중에 일부만 떼어내도 우리가 이북의 저런 말도 안 되는 핵위협을 저희가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습니다!”윤 후보가 언급한 ‘성인지감수성 예산’은 성인지 예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성인지 예산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여성가족부가 편찬한 ‘2021 성인지 예산서 작성 매뉴얼’에 따르면 성인지 예산은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해 편성에 반영하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수혜받았는지 평가해 다음 연도 예산에 반영하는 제도’를 뜻한다. ‘성인지 예산’이라는 별도 예산 항목이 있는 게 아니다. 성평등 효과가 있다고 보는 사업을 ‘성인지 예산’이라는 틀로 묶어 분류하는 것이다. “그 돈(성인지 예산)에서 일부만 떼어내도”... -
4대강 복원 때문에 물이용 불편?…윤석열 ‘4대강 재자연화 폐기’ 논거 확인해보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대강 사업’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정책 답변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폐기해야 할 과제로 4대강 재자연화(복원) 사업을 지목했다. “친수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8일에는 낙동강이 흐르는 경북 상주를 찾아 “이것(4대강)을 잘 지켜서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마음껏 쓰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 홍수예방과 수자원 확보, 하천 문화공간이라는 창출 등 목적으로 4년 간 22조원 이상을 들여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보와 댐, 저수지를 설치한 사업이다. 현 정부는 4대강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는 재자연화 사업을 추진했다.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이 친수관리와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을 준다는 윤 후보 측 주장은 타당할까. 감사원 보고서, 전문가들 자문을 통해 확인해보니 친수관리를 위해선 오히려 강을 복원해야 하고, 농업용...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대안교육기관' 지원예산 깎았다?
예산 15% 감액은 사실…서울시 “내년 일부 기관 ‘등록제’ 전환 가정한 것”교육청 등록조건 까다롭고 지원액 작으면 ‘서울형’ 잔류…결국 예산 문제로서울지역 대안학교 교사와 학생, 대안교육 관계자들이 지나달 23일 서울시청 앞에 섰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2022년도 대안학교 지원 예산을 15% 삭감했으며, 서울형 신고제 예산을 ‘0’원으로 책정해 ‘서울형 대안교육기관’ 진입을 준비해온 나머지 대안교육기관의 ‘서울형’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바뀌면서 서울시가 해온 각종 ‘학교 밖 청소년’ 지원정책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1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서울시가 올해 예산 대비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예산을 15% 감액한 것은 사실이었다. 서울시 평생교육국 청소년정책과는 2022년 서울시 대안교육기관 지원예산을 121억2782만1000원으로 책정했다. 2021년도 예산(92억6829만9000원)보다 28억595... -
곽상도 아들 '산재위로금'이 수십억?···전문가들 “택도 없는 얘기, 존재할 수 없는 수준”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받은 50억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중 상당 부분이 산업재해에 따른 위로금에 해당한다고 화천대유측이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산재 위로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28일 경향신문이 산재 사건을 처리하거나 연구해온 전문가들에게 곽씨의 산재 위로금 수령에 관해 문의한 결과, 이들은 실무적으로 경험해본 적 없는 액수라고 공통적으로 말했다.화천대유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사유가 됐다”며 곽씨가 퇴직하면서 받은 50억원에는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이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곽씨도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생기곤 했다”고 했다. 통상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산재 보상은 재해자가 의료기관에서 검사·진단·치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