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동화창구 앞에서 한 어르신이 다급한 듯 손짓했다. 이체를 하려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화면을 들여다보니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몇 가지 질문 앞에서 멈춰 계셨다. 읽고 답하면 될 것 같지만,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 몇 문장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어르신은 버스요금 납부 안내서를 들고 있었다. 교통카드를 깜빡하고 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후불 납부 안내장을 건넨 것이다. 현금 없는 버스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현금 이용이 줄면서 수납 비용과 운행 지연,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고, 일부 지자체는 이미 전면 시행 단계에 들어섰다. 서울에서도 상당수 노선이 현금 없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어떤 승객에게 그것은 버스를 타는 일보다 더 어려운 사후 처리 절차가 되기도 한다.버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음식점이나 카페의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포기하게 된다는 노년의 이야기는 이제 특별한 뉴스 축에 들지 못한다. 복지관과 주민센터에서 어...
2026.06.10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