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소재지 시골 마을에 살며 재가방문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엄마가 얼마 전 한 할머니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돌아가신 것은 아니다. 자식들이 요양기관으로 모신 것도 아니다. 엉뚱하게도 엄마는 도둑으로 몰렸다.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 엄마에게 “왜, 뭘 훔쳤다고 하시던데?” 묻자, 돌아오는 답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순대! 순대가 없어졌다 안 카나!” 나는 더 묻지도 않고 말했다. “엄마, 순대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그제야 좀 진정되는지 엄마는 “그래, 금붙이라도 없어졌다 캤으면 우얄뻔 했노” 하며 자신을 다독였다.사실 순대가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약을 두고 실랑이가 있었다. “약이 없어졌다고예? 다 드신 거 아이라예? 곧 병원 가시잖아예.” 하지만 할머니의 생각은 달랐다. 몸에 좋다면 뭐라도 먹는 게 사람이라며 엄마를 의심했다.결국 노인복지센터에서 할머니댁을 방문해 삼자대면이 이루어졌다. 여러 정황과 할머니의 상태를 살핀 센터장은 진료를 받아...
2025.11.05 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