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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택 기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의 일이다. ‘2010 서울 교육감 시민선택’이라는 연대단체의 운영위원장으로서 교육감 후보들을 한 명씩 불러서 토론회를 열어 이들의 공약에 대해 질문하는 일의 사회를 보게 되었다. 이 일을 먼저 했던 선배 한 분이 시작하기 전에 나에게 조언했다. “후보들이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더라도 절대 화내지 마세요.” 실제로 교육감 후보 중 다수는 교육 관련한 정책의 내용도 잘 몰랐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 ‘어떻게 이런 분들이 교육감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1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선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걱정이 많다.서울시교육감을 뽑을 서울 시민들에게 몇 가지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첫 번째 기준은 초중고 교육정책 전문성 여부이다.교육감 후보들의 경우 인지도가 중요하기에 수도권에서는 교수나 정치인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육감은 대학교육이 아니라 서울시 초중고교육을 ... -
2034년 ‘교사 1인당 학생 수’ 세계 1위
지난달 29일 ‘2024 교육기본통계’가 발표됐다. 올해 4월에 전국의 초중고 학교 정보를 조사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초등학교 학생 수는 249만5005명으로 전년도 260만3929명에 비해 10만8924명 감소해 4.2% 줄었다.전국에 초등학교는 6183개로 전년보다 8개 학교가 증가했다. 학교는 증가했지만 1학년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128개로 전체 학교의 2.1%이다. 전교생이 1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73개교로 1.2%,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학교는 640개교로 10.4%, 60명 이하인 학교는 1511개교로 24.62%이다.‘교원 1인당 학생 수’ 통계는 초등의 경우 전년에 비해 0.6명 줄어 12.7명이다. 국내 통계는 수업하지 않은 교원도 포함된다. OECD 기준으로는 14.8명 정도 된다. 2023년 감사원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교사수급계획의 정책 목표는 2030년까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OECD 상위 10... -
상상과 질문
최근 교육계에 주요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발표할 기회가 있으면 녹서(Green paper)를 만들자는 주장을 많이 한다. 녹서 도입을 처음 주장한 박태웅에 의하면 녹서는 유럽에 있는 제도이다. 미래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주로 백서(White paper)를 만든다. 유럽에서는 백서를 만들기 전에 다가올 사회문제에 대한 질문을 만드는 과정을 먼저 가진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이해단체 모두가 질문을 제공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질문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주체들이 토론과 참여를 경험한다. 독일 정부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 4.0’이라는 백서를 내놓기 2년 전에 ‘노동 4.0’이라는 녹서를 만든 사례가 있다.우리 사회는 그동안 사회문제가 발생하면 선진국의 사례를 살피고 선진국이 만든 백서를 참고해서 우리 사회에 맞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산업화의 후발주자가 가지는 장점이었다.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면서 다... -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그 후 1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사건 발생 후 교사들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집회를 이어갔고 지난해 9월2일에는 전체 교원의 60%에 해당하는 30만명이 모였다. 49재 날엔 수많은 교사들이 교육부의 파면·해임 징계 엄포에도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 사건 이후 무엇이 바뀌었을까? 학교는 안전해졌을까? 교육부는 지난 5월22일 ‘17개 시도교육청 학교 민원 응대 조성 현황’을 발표했다. 학교 민원대응팀을 98.9%의 학교에서 만들었다. 통화 녹음전화기를 설치한 학교는 95.4%, 외부인이 학교로 전화를 걸었을 때 통화 내용이 녹음됨을 미리 알려주는 통화연결음이 작동하는 학교는 88.6%에 달한다고 했다. 민원상담실도 89.1%의 학교에서 마련했다고 한다. 심지어 교육지원청 통합 민원팀은 100%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느껴진다. 교육부의 이러한 조치가 실제 교사들 피부에 와닿는지는 미... -
학생 수 감소 위험지수를 제안한다
통계청이 지난 5월28일 발표한 시도별 학령인구 중위 추계(시나리오) 자료에 의하면 올해 수도권의 초등학령인구가 비수도권보다 약 8000명 많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초등학생 수 역전이 일어났다. 2052년에는 그 격차가 17만2000명으로 늘어난다. 2052년 초등학령인구의 11.6%에 해당하고 2052년 부산과 인천의 초등학령인구를 합친 큰 수이다.공식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항상 비수도권의 초등학령인구가 수도권보다 많았다. 2022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역전 현상이 2025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전 시기가 한 해 앞당겨졌다. 이미 태어난 아이들의 자료이기에 2년 사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 초등학령인구 감소의 수준이 다르기에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는 새로운 지수가 필요하다.일본의 전 총무대신 마스다 히로야는 <지방 소멸>이라는 저서에서 ‘지방소멸 위험지수’를 발표했다. 만 20~39세 여성 인구를 ... -
실패할 학습데이터
미국 뉴욕시는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채용에 활용할 경우 채용 결과가 성별이나 인종 등에서 편향되지 않았는지 여부를 평가해 매년 공개하는 규제를 2023년 7월 발표했다. 미국의 대기업 채용 AI 프로그램이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채용 AI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미국의 대기업은 결국 이를 폐기했다.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투입된 데이터들이 인간들이 지닌 성별·인종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었고, AI는 투입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편향성을 그대로 학습하게 된 것이다. 최근 AI 기술 경쟁의 주요 이슈는 ‘경량화’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대규모 AI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의 컴퓨터나 노트북 심지어는 휴대폰에서조차 구동이 가능한 개인용 AI를 누가 빨리 만들어 낼 것인가를 놓고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매개변수의 확대 경쟁보다는 누가 더 순수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
‘인구대응처’라도 만들자!
지난 2월 통계청은 2023년 출생아 수가 23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작년에 아이가 정확하게 23만명 태어났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2만9970명이다. 그런데 왜 통계청은 23만명으로 발표했을까?2023년 출생아 수 확정치는 10월 초에 공표한다.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잠정치가 약간 30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확정치로는 그거보다는 조금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과 2022년의 출생아 수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늘었지만 2020년에는 줄기도 했다. 통계청은 단지 출생아 수 23만명대가 무너졌다는 보도가 싫었던 것이다.통계청의 인구추계는 정부의 미래 정책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다. 주로 중위추계(중간 시나리오)의 인구수를 기준으로 정부는 미래 정책을 세운다. 문제는 최근 10년 간 통계청 예측이 제대로 맞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2015년 통계청의 저위... -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허둥지둥’
교육부는 약 1200억원 규모의 ‘AI 디지털교과서(이후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연계한 학습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 사업을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통해 지난 1월18일에 공고했다. 입찰 마감일은 2024년 2월21일이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사업은 대통령령을 통해 40일 전에 공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업은 규정을 지킬 수 없어 긴급공고로 진행했다. 긴급공고 사유는 교과용도서 규정에 따라 2024년 8월까지 검정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교과서 사업은 작년 6월8일에 발표한 사업이다. 1000억원이 넘는 국책사업을 국가가 정한 공고일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진행했다. 공고 기간이 충분하지 못하면 사전에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업체들이 유리하게 된다. 당연히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는 공정 경쟁이 어려워진다. 결국 이 사업은 두 개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교육부가 ‘나라장터’를 통해 사업자들에게 제공한 제안요청서에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관련 정보들이 포함... -
행동중재전문가 연수에 지원합니다
교육부는 작년 12월에 특수교사의 교권 보호를 위해 ‘장애학생 행동중재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의 가장 핵심은 개별 행동중재 프로그램이다. 행동중재는 학생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환경 또는 생활환경을 분석하고 개선하여 사회적으로 허용된 수준과 형태로 문제행동이 개선될 때까지 학생에게 체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학생들의 문제행동은 교육활동에 영향을 주는 욕설, 소리 지르기, 울기, 떼쓰기, 수업 중 자리이탈 등 수업방해 행동과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기행동이 있다. 학생의 문제행동이 발생하면 행동중재전문가는 학생의 문제행동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반복적으로 문제행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부모와 교사에게 적절한 대응 방식을 제공한다. 행동중재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개선되기 때문에 특수교육에서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수교육 교사들은 문제행동 개선을 위해 이미 일정한 교육을 받았지만 다양한 상황에 대한 임상 경험이 ... -
전문학교가 필요하다
총선이 77일 남았다. 많은 교육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학교에 부적응하는 다양한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이 나오길 바라며 교육정책 제안을 하려고 한다.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대표적인 사례는 과활동성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세계보건기구는 5~7%의 유병률을 추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2015년 교육부 난독증 실태조사에서 초등학생의 4.6%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 번째는 경계선 지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13.6% 학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특수교육 대상은 아니지만 일반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대학생멘토링 사업과 같은 아마추어적인 접근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다.당연히 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 안에 언어치료사나 상담교사와 같은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