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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응처’라도 만들자!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지난 2월 통계청은 2023년 출생아 수가 23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작년에 아이가 정확하게 23만명 태어났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2만9970명이다. 그런데 왜 통계청은 23만명으로 발표했을까?

2023년 출생아 수 확정치는 10월 초에 공표한다.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잠정치가 약간 30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확정치로는 그거보다는 조금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과 2022년의 출생아 수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늘었지만 2020년에는 줄기도 했다. 통계청은 단지 출생아 수 23만명대가 무너졌다는 보도가 싫었던 것이다.

통계청의 인구추계는 정부의 미래 정책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다. 주로 중위추계(중간 시나리오)의 인구수를 기준으로 정부는 미래 정책을 세운다. 문제는 최근 10년 간 통계청 예측이 제대로 맞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2015년 통계청의 저위추계(최악의 시나리오)는 2033년에 가서야 출생아 수가 30만명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이었다. 통계청 예상보다 출생아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진 시기는 13년이나 당겨졌다. 2019년과 2021년 발표한 통계청의 중위추계도 출생아 수의 하락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교육청의 학생추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지난 3년간 초등학생 배치 계획을 분석해 보면 ‘2022년 학생 배치 계획’은 2026년 예상 초등학생 수를 통계청이 발표한 서울지역 초등학령기 인구보다 5만명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2023년에는 2027년 초등학생 수를 통계청보다 4만4261명, 2024년에는 2028년 초등학생 수를 4만4412명 많게 추계했다. 통상적으로 학생 수는 학령인구보다 적어야 정상이다. 추측하건대 서울시교육청은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연령별 인구 현황을 근거 자료로 사용했을 것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태어난 아이가 그대로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가정 아래 추계를 한 것이다. 아동들이 국내외 이주나 기대수명이란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 잘못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운 서울시교육청의 미래 교육정책은 많은 오류를 불러온다.

공무원들이 만든 예측 데이터들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틀린 자료를 만들면서 전임자들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최근 몇년 동안 인구 감소와 관련된 정부 자료를 살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공무원들이 합법적 범위 안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책적 대안이 없을 때는 가능한 한 자신이 있는 동안 불리한 통계 자료는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최대한 공개 시기를 늦추고 인사 이동을 하거나 다음 정부의 장기과제로 넘기려 한다. 승진이 중요한 공무원 조직에서는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출생아 수 감소는 선진국엔 없는 심각한 문제다. 인구 감소 관련 문제들이 다른 부처에서 발생해도 담당 공무원들은 기존의 관례를 따르면서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려 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나온, 인구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구부’나 ‘인구위기대응부’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총선이 끝났으니 여야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부총리급 부처가 아니더라도, 총리실 산하에 각 부처의 인구문제를 점검하고 제대로 대응하는 ‘인구대응처’라도 긴급하게 신설해야 한다. 출생아 수 증가를 위해 다양한 가족제도의 개선이나 동아시아의 고급인재 이민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 대선에서는 단순히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공격적인 국정목표가 나오길 기대한다. 세계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이민 오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거대한 청사진을 가진 사람을 다음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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