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나온 몇가지 에피소드는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구상과 대중 외교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포인트들을 제공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모두발언에서 기습처럼 던진 요청을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고, 4일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재확인했다.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쾌도난마’식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뉴욕타임스는 핵잠 도입으로 “한국이 미국의 안보체계에 더 통합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서 행동대장을 자처하던 윤석열 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관행적 사고에서 벗어나면, 핵잠 도입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하는 트럼프의 대북접근법이 초래할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북한은 핵보유국...
2025.11.04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