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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의동 칼럼]남북관계, ‘두 국가론’ 말고 대안 있나
    남북관계, ‘두 국가론’ 말고 대안 있나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만들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 같다. 202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처음 나온 ‘두 국가’론은 최고정책결정 회의체인 당대회를 거치며 제도화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9~25일 열린 9차 당대회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북한은 남한의 진보 정부가 “음흉하게도 화해와 협력의 기회를 통해 우리 내부에 저들의 문화를 류포시키면서 그를 통한 그 누구의 변화를 꾀하고 나아가 우리 체제의 붕괴를 기도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현 집권 정권이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유감스럽지만 북한이 보기엔 윤석열 정부건, 이재명 정부건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두 국가론’을 제기하면서 한국의 진보 정부 역시 보수 정부와 다를 바 없이 북한에 ‘리스...

    2026.03.03 20:10

  • [서의동 칼럼]유엔사의 ‘월권’ 더 방치할 수 없다
    유엔사의 ‘월권’ 더 방치할 수 없다

    2018년 12월21일 한·미 양국은 워킹그룹 회의를 열어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대북 지원 등에 합의했다. 타미플루 20만명 분과 신속진단키트 5만명 분으로, 이명박 정부 때의 절반 규모였다. 이듬해인 2019년 1월11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타미플루를 북한에 전달하려던 이 계획은 유엔군사령부의 제지로 무산됐다. 타미플루는 인도적 지원 품목이라 문제없지만, 의약품을 실은 트럭은 대북 제재 대상이어서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약품을 내려놓고 트럭은 귀환할 것이라는 설명에도 유엔사는 요지부동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은 타미플루를 받기 위해 사흘간 개성에서 대기하다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고 한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으로 탄력이 붙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었다.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트럭이 문제라면 봇짐을 지거나, 수레를 끌고서라도 전달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윤건영 지음, <판문점 프로젝트>)유엔사는...

    2026.01.27 20:00

  • [서의동 칼럼]이 대통령 방일, ‘과거사 의제’의 리부팅 기회
    이 대통령 방일, ‘과거사 의제’의 리부팅 기회

    이달 초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드러난 미국의 대중 태도는 중국이 (대만 공격 같은) ‘금지선’만 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미·중 전략경쟁의 큰 틀엔 변화가 없지만, 중국을 ‘진정으로 상호 유익한 경제관계’로까지 묘사한 것을 보면 중국을 ‘가장 큰 도전’으로 규정하던 몇년간의 기조가 바뀐 것은 분명하다.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이런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미국은 동아시아 내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예전과 달리 반응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으나 미국은 구두개입조차 꺼린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9일 “일본, 중국과 동시에 잘 지낼 수 있다”는 모호한 발언으로 일본 정부의 애를 태웠다. 트럼프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외교관이 다카이치를 ‘참수’하겠다고 위협한 사건이 제기되자 ...

    2025.12.30 19:56

  • [서의동 칼럼]‘용미용중’이라는 나침반
    ‘용미용중’이라는 나침반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나온 몇가지 에피소드는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구상과 대중 외교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포인트들을 제공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모두발언에서 기습처럼 던진 요청을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고, 4일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재확인했다.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쾌도난마’식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뉴욕타임스는 핵잠 도입으로 “한국이 미국의 안보체계에 더 통합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서 행동대장을 자처하던 윤석열 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관행적 사고에서 벗어나면, 핵잠 도입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하는 트럼프의 대북접근법이 초래할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북한은 핵보유국...

    2025.11.04 20:07

  • [서의동 칼럼]이런 동맹이 왜 필요한가
    이런 동맹이 왜 필요한가

    한국에 거액의 대미투자를 강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를 보면 한국을 전범국가 다루는 듯해 불쾌감을 참을 수 없다. 한국이 외환보유액을 줄이지 않고 마련할 수 있는 대미 투자는 연간 200억달러가 상한이다. 트럼프가 선불로 요구하는 3500억달러는 한국 GDP의 5% 수준으로,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독일에 부과한 배상금(경제 규모 대비)에 맞먹는다. 당시 연합국들은 피해 배상뿐 아니라 독일 경제를 약화시킬 목적으로 천문학적 배상금을 물렸다. 한국이 ‘미국의 기술과 일자리를 빼앗은 경제침략국이니 거액의 배상이 당연하다’는 것인가. 이민당국이 한국인들을 콕 집어 체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나.미국이 한국을 터무니없이 겁박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트럼프를 지지하는 마가(MAGA) 세력은 ‘복수’가 목적인 것 같다. 한국이 대미 수출로 미국 제조업을 망가뜨리고, 백인 노동자들을 괴롭힌 데 대한 앙갚음이다. 한국 경제가 파멸하건 말건 알 바 아니다. 둘째, 한...

    2025.09.30 21:51

  • [서의동 칼럼]한·일 시민들이 만든 조세이 탄광 기적의 드라마
    한·일 시민들이 만든 조세이 탄광 기적의 드라마

    녹색 바탕의 수중촬영 화면 속에 새우잠을 자듯 모로 쓰러져 있는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다. 하반신은 신발과 작업복에 허벅지와 둔부까지 윤곽이 뚜렷했지만, 상반신은 진흙 등으로 덮여 형체를 분간하기 어려웠다. 화산재에 당한 폼페이 시민들이 그렇듯 물로 가득 찬 해저 탄광의 갱도에서 발견된 광부의 주검은 83년 전 사고의 참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들이 겪었을 생의 마지막을 생각해본다. 갱도가 무너지며 바닷물이 삽시간에 들이차자 극한의 공포에 빠졌을 것이다. 얼마간 숨을 참다가 견디지 못해 물을 들이켜다 질식했을 것이며, 산소부족으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을 것이다. 의식이 끊기기 직전 고향의 어머니를 떠올렸을지 모른다.지난달 25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앞바다의 수심 43m 바다 밑에서 김경수, 김수은 잠수사가 왼쪽 대퇴골(허벅지뼈), 왼쪽 상완골(어깨와 팔꿈치를 연결하는 뼈)과 왼쪽 요골(팔꿈치와 손목을 연결하는 뼈) 등 3점을 발굴했다. 하루 뒤인 26일에는 사람의 머리...

    2025.09.02 20:51

  • [서의동 칼럼]‘두번째 분단’의 해소가 급선무다
    ‘두번째 분단’의 해소가 급선무다

    한국엔 분단선이 두 개 있다. 남북 군사분계선에 이어 경기 남부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르는 ‘제2의 분단선’이 그어져 있다. 해마다 많은 청년들이 그 선을 넘어 몰리면서 수도권은 부풀어오르는 반면 그 바깥은 피폐해지고 있다. 교육, 주거, 취업 등 한국 사회의 갖가지 문제가 두번째 분단에서 파생된다. 그 폐해는 남북 분단 이상이다. 역대 정부는 집권 초기 예외 없이 균형발전을 강조했으나 생색내기였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지방을 버렸다.집권 초기부터 균형발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재명 정부는 좀 다를까. 균형발전 정책을 “지방에 대한 배려,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으로 본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기대를 걸게 한다.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내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연내 마무리하고, 관련 공공기관과 기업 이전도 동반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항을 북극항로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에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지...

    2025.08.05 21:04

  • [서의동 칼럼]한·일 협력의 새 출발은 조세이탄광에서
    한·일 협력의 새 출발은 조세이탄광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군함도(하시마)’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일본이 했던 약속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려던 시도가 불발됐다. 일본이 군함도의 ‘강제노역’ 역사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는 것을 한국이 의제로 다루려 하자 일본이 표대결까지 불사해가며 무산시킨 것이다. ‘과거사 불(不)사과’라는 ‘아베 독트린’이 일본 관료조직에 견고하게 새겨져 있음을 다시 확인케 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종전 70주년 담화에서 “우리의 아이나 손자, 그 후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숙명을 계속 짊어지도록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고인이 된 아베의 유훈이 아베와 정치색이 다른 이시바 시게루 현 내각에도 면면히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서 일본 책임을 면제해준 윤석열이 불법계엄으로 파면돼 ‘한·일 아베 유훈 체제’에 제동이 걸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라며 협력을 강조했다. “과거사 문제를 ...

    2025.07.08 20:53

  • [서의동 칼럼]주한미군 감축, 피할 이유 없다
    주한미군 감축, 피할 이유 없다

    전임 대통령 윤석열의 불법계엄으로 초래된 외교공백기에 한반도 안보와 관련한 여러 논의들이 미·일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리더십 궐위 상태인 한국은 체스판의 말 신세였고, 한국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수사들이 난무했다. 일본의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지난 4월 한반도 해역과 동·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쟁구역으로 보고, 모두 힘을 합쳐 중국에 맞서자는 ‘원 시어터(One Theater·하나의 전역)’ 아이디어를 내놨다. 표현이 자극적이란 지적이 있자 인도·태평양 해역을 하나로 간주해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협력을 강화하자는 ‘오션(OCEAN)’으로 수정했지만, ‘한국과 대만을 인계철선으로 묶자’는 핵심은 그대로다. 폭탄과 연결돼 건드리면 터지는 철선처럼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벌어지면 한국도 자동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만든 ‘인도·태평양’ 구상을 미국이 동아시아 전략으로 채택해 재미를 보자 아예 지역 구상을 도맡겠다는 듯 움직인다. 이런 지정학 담론들은 1...

    2025.06.10 20:57

  • [서의동 칼럼]그날의 마음들
    그날의 마음들

    KBS가 지난 2월부터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라는 영상물을 공개하고 있다. 비상계엄이 내려진 지난해 12월3일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증언을 담은 영상물로, 그날의 마음들이 드러난다. 이재승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 출입구에 잠시 틈이 열려 현장에 함께 있던 낯모르는 7~8명과 국회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국회 본청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인생 전체가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딸들에게 잘못한 일도 떠오르고, 대학 다닐 때 비겁했던 일도 떠올랐다고 한다. ‘주마등’은 주로 죽음의 위기를 자각한 뇌의 작용에 의해 과거의 일들이 순식간에 재생되는 현상을 형용할 때 쓰인다. 그 심야에 군인들과의 충돌이 뻔히 예상되던 국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죽음을 각오한 행위였다.블록체인 전문가 오현옥 한양대 교수는 함께 가자는 배우자를 만류하고 혼자 지하철을 타고 국회로 향했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면서 ‘12·12쿠데타 당일 시민들이 달려나와 막았더라면…’ 하고...

    2025.04.2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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