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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능력은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고통받는 사람이 있어서 구했다” 하버드 출신 기자 배리언 프라이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들을 구출 하지만 ‘영웅’이 될 생각은 없었다“치매 어르신의 자서전을 만들다” 노인돌봄 사회복지사 오정숙 돌봄에 사려깊고 창의적인 헌신 하지만 ‘대가’를 바라지는 않는다 경쟁·보상 집착 ‘능력주의’ 말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작은 노력 사회를 떠받치는 다양한 ‘능력’도 관심·존중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최근 <신경끄기의 기술> 등을 쓴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맨슨이 우리나라를 찾아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하다’라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맨슨은 영상에서 ‘모 아니면 도’라는 한국인의 뿌리 깊은 사고방식을 소개했는데요. 그는 분야 상관없이 모두가 일제히 정상을 향해 가열차게 ‘노력’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이런 ‘K노력’의 중심에는 ‘능력 있는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능력주... -
“아프면 죽어야지” 아닌 “아파도 괜찮다” 말하는 사회
아픈 엄마를 돌보느라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아이…가족 간병으로 고립과 절망을 겪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경제적 지원 외에 서비스가 아닌 ‘관계’로서의 돌봄초고령사회, 우리 모두는 각자도생 슈퍼맨이 아니다지난해 11월 통계청이 ‘인생의 대차대조표(국민이전계정 표시)’를 발표했습니다. 0세부터 85세까지 그래프를 그려 흑자 구간과 적자 구간을 나눈 것인데요. 댓글에는 ‘젊었을 때 바짝 벌지 않으면, 적자 구간에 답이 없다’ ‘결국 나이 들면 돈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으레 ‘늙음’이나 ‘병’과 관련된 기사의 단골 반응인 ‘아프면 죽어야지’ 등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습니다.단지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더라도 ‘슈퍼맨’이 되어야 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프거나 나이가 들거나 가족이나 본인이 장애를 갖게 되면 ‘힘듦’을 넘어 거의 가족의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되는데요. 그 안에서 우리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 오로지 스... -
근거 없는 주장들 속 길 잃은 자여, 대화의 ‘각주’를 찾으시라
‘정보의 보고’ 온라인 플랫폼엔 사실 확인 책임 없어…이용자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갈등·혐오 분출정보 오염 시대에 꼭 필요한 ‘위생 습관’은 책 페이지 아래 정확한 자료로 주장 뒷받침하는 ‘각주’를 생활화하는 것 독백 아닌 진정한 소통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화의 각주’ 검증해주는 지식공동체도 가꿔야 해지난달 말 미국의 가장 오래된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Authentic(진짜의)’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그럴 듯한 가짜’를 잔뜩 만들어내게 된 시대에 ‘진짜’의 가치가 한층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죠.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 듣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됐습니다. 올해 초엔 AI로 만들어낸 트럼프 체포 사진, 혐오 발언을 하는 조 바이든의 가짜 영상 등이 이슈가 되기도 했고요.다만, 이를 ‘AI의 문제’로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애초에 사람들이 믿... -
‘못’ 사는 게 아니고 ‘안’ 산다는, 미니멀한 환상
‘무균실’ 같은 미니멀리즘 트렌드 물질적 욕망을 포기하는 상황을‘세련됨’‘선함’ 등의 가치로 포장 다이소·이케아 등 가성비 소비는 안목 키워볼 생각조차 못하도록 물건을 쉽게 사고 버리게 만들어 값싼 노동력·환경오염 피하려면 주변 물건과 건강한 관계 맺어야다이소가 올해 ‘3조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주방용품, 생필품, 화장품 등을 다이소에서 일상적으로 사게 됐습니다. “월급만 빼고 모두 오르는 시대”에 부담 없이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죠. 올해 겨울부턴 다이소에서 겨울용 플리스까지 판매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싸게 한철 입고서 버릴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미니멀리즘, 가성비의 시대입니다.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고 무던할수록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대량 생산 시대의 ‘가성비’에 맞춰 할인상품을 잘 먹고, 아무 물건이나 써도 별 불만이 없기 때문입니다... -
독일 할버슈타트 단 하루의 공습…폐허가 된 도시, 무너진 건 건물만이 아니었다
‘할버슈타트 공습’의 메시지‘가해국’ 독일에 미 일제히 공습…폭격에 ‘항복 기회’ 갖지 못하고 무력하게 휩쓸린 건 모두 ‘민간인’‘당시 열세 살 소년’ 작가 클루게…‘희생자 2000명’ 뭉뚱그려진 숫자 아닌 구체적·개성적 삶과 현장 묘사당연하게도 모두 똑같은 목숨…폐허된 땅서 사라진 건 누구나처럼 놀고 일하고 친구 만나는 ‘사람의 삶들’지난 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위치한 ‘알아흘리 병원’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 최소 500명이 사망했습니다. 그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폭격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대립해왔는데, 언론사와 분석가들이 여러 방송, CCTV 등을 꼼꼼하게 분석한 결과 가자지구 쪽에서 날아온 폭탄 파편이 병원에 떨어진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저는 폭격 지역의 위성사진, 쏘아올려진 폭탄의 낙하 궤도를 다양한 관점에서 뜯어 분석한 외신 보도 영상들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깜깜한 하늘 위로 작은 별똥 같은 것이 반짝반짝하더니 금... -
우리는 잊는다, 기억해야 한다…우리의 세포 혹은 데이터가 존중받고 있는지
수많은 과학 업적 바탕 ‘헬라 세포’주인인 랙스 동의 없이 채취·연구100여년 지나서야 대가 보상받아소유자 ‘인간’ 존중 없이 ‘대상’ 치부AI 시대 핵심 자료인 개인 데이터누출사고 빈번해도 문제의식 희박‘공공재’ 치부하며 그냥 넘긴다면같은 실수는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헨리에타 랙스의 가족이 세포 활용과 관련해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사로부터 보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지난 1일 국내에서도 이슈가 됐습니다. 20세기의 놀라운 과학 발견들을 이끈 ‘헬라 세포’의 주인 헨리에타 랙스의 유가족이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정당한 대가를 얻게 된 사건이죠.나와 크게 관련 없는 해외 소식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헬라 세포’ 사건은 앞으로 더 큰 중요성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이터와 관련된 이야긴데요. 세포와 개인 정보엔 주목할 만한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나에게서 나온 ‘사소한 무언가’지만, 그리고 나 자신에겐 그다지 쓸모... -
‘질문 없는 사회’의 해답, 챗GPT에 물어도 될까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와 챗GPT의 대담집최대한 ‘의도한 대로’ 답변 유도한 듯한 질문들에 고개 갸웃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불확실한 세계에 나를 열어두고다른 이와 ‘함께 생각해보기’를 권하는 순간 아닐까‘모른다’는 말 하지 않는 챗GPT모든 질문에 정답 있을 거란 착각 줄 뿐‘좋은 질문’ 하는 법 배우긴 어려워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책이 있는데요.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와 챗GPT의 ‘대담’집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입니다. 저자인 김 교수는 지난달 27일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질문을 제대로 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챗GPT에 단순한 질문을 집어넣으면 훌륭한 답이 안 나오고, 신경 쓴 질문을 해야 쓸 만한 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고개를 여러번 갸웃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모를 의아함은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의문의 정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
챗GPT ‘복붙’으로 인스피아 쓰기…진짜 사람 같은 글 가능할까요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오픈AI의 ‘챗GPT’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드디어 특이점(singularity)이 왔다!”고 외치기도 했는데요. 챗GPT는 론칭 후 불과 40일 만에 1000만 사용자를 모았고, 지난 1월 월간 사용자 수 1억명을 넘겼으며, 지난 10일 정식 유료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챗GPT가 ‘텍스트 생성 인공지능(AI)’인 만큼 관련된 분야는 실로 방대합니다만, 저는 주로 ‘글쓰기’에 초점을 맞추어 해찰을 해볼까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인스피아에 챗GPT를 활용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응답을 얻기까지의 궤적입니다. 현시점에 국한한 제 나름의 해찰입니다만, 최대한 진심을 쏟아 질문을 던지고 독자분들도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해보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얘기해보겠습니다.■‘어떤 글’들이 이슈인가?현재 챗GPT는 대중적으론 주로 ‘글쓰기’ 차원에서 큰 주목... -
광장, 사랑방, 놀이터…그것이 도서관
이 글은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에 실린 내용을 수정한 것입니다. 더 많은 글을 보고 싶으시다면 오른쪽 QR코드를 촬영하거나, 포털에 ‘인스피아’를 검색해서 구독해주세요.사서와 도서관 이용자 사이일면식도 없던 이웃 사이를책을 매개로 이어주는 공간사회적 공공 인프라 이루며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창출‘예산’만으로 재단할 수 없어독자님은 도서관에 자주 다니시는 편이신가요? 저는 회사 근처에 커다란 도서관이 있어서 자주 다니는 편입니다. 인스피아를 시작하고 나선 한층 더 자주 오가게 되었고요.최근 서울 마포구청장이 관내 구립 ‘작은도서관’의 예산 삭감, 축소 방침을 밝혀 논란이 되었는데요. 반발이 커지자 구청 측은 기존 도서관 기능은 그대로 둔 채 ‘독서실’로서의 기능을 더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도서관, 지역 시민단체들은 마포구의 작은도서관 축소, 폐관 조치에 맞서 청원을 진행했습니다.도... -
‘창조’ 개념에 ‘창조적’으로 접근하십시오, 휴먼
이 글은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에 실린 내용을 수정한 것입니다. 더 많은 글을 보고 싶으시다면 오른쪽 QR코드를 촬영하거나, 포털에 ‘인스피아’를 검색해서 구독해주세요.학습·모방 거치는 ‘창조적’ 활동, 인간과 AI는 대동소이하지만분별하고 고르는 일은 아직 인간만의 것…‘협업’ 가능성에 주목문제는 그다음…‘효율성’에 가려진 ‘인간 소외’는 어떻게 풀까지난 8월 미국 콜로라도주박람회 미술전에서 제이슨 앨런과 인공지능(AI) 미드저니가 ‘그린’ 그림이 디지털 아트 부문 대상을 탔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은 세계적으로 대단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죠. ‘창조력(예술)’은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고 AI에 비해 인간의 솜씨가 썩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점이 사람들을 큰 실의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이 사건은 우리에게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들게 합니다. “AI는 창조적일 수 있을까?” “인간은 AI에 의해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