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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만 없었던 세상의 절반, 가려지고 지워졌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응답한다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에필로그있지만 없었던 세상의 절반, 가려지고 지워졌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응답한다.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은 오롯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 사회가 결혼과 출산으로 한정해놓은 여성들의 선택은 사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훨씬 다채롭고 다양하며 즐겁다.비혼을 선택했던 여성들이 나이 들어서 같이 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답은 결국 나답게 살기 위한 삶, 그 조건을 맞추기 위한 또 하나의 선택일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세계여성의날https://t.co/c6eunitwBW— 플랫 (@flatflat38) March 5, 2020 국가의 주거 지원은 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향한다. 결혼을 하지도, 아이를 낳지도 않은 여성들은 정책의 바깥에 있다. “여성 1인 가구들이 연대하려는 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https://t.co/Z3Gj4... -
“엄마는 딸과 동거인이 되면서 이름을 찾았다”
플랫(flat)의 뜻은 다채롭습니다. 평평하거나, 딱 떨어지고 반듯하며, 균질한 사물을 꾸미는 데 붙이기도 하지만 반음 낮고, 단조로운 상태도 표현합니다. 플랫이 수식하는 단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추석을 맞아 ‘플랫’의 창간기획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시리즈를 다시 꺼내 봅니다.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7화엄마 이정희씨(가명)와 딸 김민지씨(가명)는 2년 차 ‘동거인’이다. 딸이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 떨어져 지낸 후 10년 만에 같이 살게 됐다. 여느 모녀 사이처럼 매일 툭탁대며 다투지만 딸은 이제 적어도 엄마에게 “왜 아빠 같은 사람과 결혼했냐”고 묻지 않는다. 엄마도 딸에게 “왜 연애는 안 하느냐”고 타박하지 않는다.사실 두 사람은 예전부터 마냥 좋은 사이는 아니었다. 민지씨는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어릴 때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뻑하면 악을 썼던 거 같아요. 가족들과 최대한 떨어져 ... -
“우리의 관계는 병마보다 강하다”
플랫(flat)의 뜻은 다채롭습니다. 평평하거나, 딱 떨어지고 반듯하며, 균질한 사물을 꾸미는 데 붙이기도 하지만 반음 낮고, 단조로운 상태도 표현합니다. 플랫이 수식하는 단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추석을 맞아 ‘플랫’의 창간기획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시리즈를 다시 꺼내 봅니다. 방골성 골육종. 희귀암 진단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병으로 수술을 하게 됐다. 3주를 넘긴 긴 입원 기간과 퇴원 후에도 이어진 넉 달간의 항암치료는 더욱 예기치 못했던 투병의 일상이었다. 혜영(39)이 인생에서 가장 깜깜했던 터널을 지나던 그때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들이 있다. 곁에 있어주었던 이들은 아팠던 그 시간들을 인생의 자원으로 바꿔놨다고 했다. 지난달 3일 만난 혜영은 몸의 안부를 묻고 돌봐주었던 여성들, 병마보다 강했던 정의로운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투병 생활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2017년 11월 말 암... -
“정치력을 가져야만 풀리는 서사가 있다”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5화결혼 생활은 어딘가 이상했다. 물음표가 자꾸 생겼다. 명절에는 왜 시댁에 먼저 가야 하나. 친정은 시댁과 왜 동등하지 않나. 2014년 스물다섯에 결혼한 정다혜씨(31)의 머릿속에는 ‘왜’라는 말이 꼬리를 물었다.“주변에선 다 그렇게 산다고, 참으라고 했어요. 하지만 다 그렇다고 무조건 따라서 살기에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잖아요.” 지난달 4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다혜씨는 크고 작은 ‘왜’를 거듭하다 페미니스트가 됐다고 했다. 모순 투성이인 결혼을 포함해서 여성이 살아갈 만한 모습의 세상으로 바꿔보고 싶었다. 페미니즘을 직접 실천하고 싶었다. 무엇이 필요할까.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을 한 명만 만들어도 많은 여성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요. 페미니즘 의제를 일상에서 실현시키려면 반드시 정치가 개입돼야 합니다. 또 ‘운동’보다는 ‘정치’가 저랑 더 맞겠다고 판단했죠.”... -
“언니는 왜 ‘프리’를 선언당했나”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4화“미친X아!” 선배들에게 아이를 가졌다고 이야기하자 돌아오는 건 축하가 아니었다. “경력 잘 쌓아가고 있었는데 임신을 하면 어떻게 해!”극단의 9번째 커플이던 배우 유정민씨(43)는 극단 생활을 시작한 지 4년이 넘었을 무렵 첫아이를 가졌다. 축하 대신 걱정하는 말만 쏟아내는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아이 낳고도 계속 활동할 거예요!” 당당하게 말하는 그에게 선배들은 그동안의 ‘데이터’를 들이밀었다. 복직한 사람은 0명. 그때까지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여자 선배들은 모두 일을 그만뒀다.정민씨는 19년차 배우이다. 그리고 열한 살, 일곱 살, 다섯 살, 세 아이의 엄마다. 첫째를 가졌을 때 ‘미쳤다’ ‘독하다’는 말을 들었고, 셋째가 생겼을 때는 주변에서 ‘활동 포기했구나’라고 여겼다.세 번의 출산을 겪으며 연기를 쉬었던 기간은 총 15개월 정도. 그나마 연극계에선 매우 운이 좋은 경우다. 스... -
“제도는 우리를 미완성이라고 하지만”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3화‘가족’이라고 하면 결혼한 여성과 남성, 혹은 이들이 낳은 자녀들로 이뤄진 조합을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틀 밖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조금씩 다른 관계의 그물로 엮여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사회는 그들의 삶이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과도기 과정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을 ‘법적 가족’으로 정의를 내리지도, 제도와 정책이 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먼 미래까지 궁리하는 이유는 하나. ‘함께 사는 게 좋아서.’서울 강서구 화곡동 언덕배기에 있는 집 ‘하오까’. ‘하우스 오브 까치’의 줄임말이다. 근처에 있는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지만 ‘까치’가 갖는 의미가 마음에 들어 붙인 이름이다.“까치가 길조잖아요. 영리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까치는 여럿이 모이면 굉장히 힘이 세다고 해요.” 신(35)과 슬슬(35), 공(... -
“느슨한 연대, 약한 유대의 거리감을 만드는 법”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2화“청소기가 고장 났어요. 걸어서 10분 거리에 사는 친구가 쓰지 않는 것이 한 대 집에 있다며 가져가라고 했죠. 헌 청소기를 낑낑거리며 받아들고 가는 퇴근길이 피곤하지만 발걸음이 따뜻했어요. 필요할 때 손 벌리고, 나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거리. 물질적으로 계산하지 않고 주고받을 수 있는 이 정도 거리감의 누군가가 항상 곁에 있다면 행복할 거 같아요.”꾸베는 집과 직장은 가까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1순위 조건이 충족된다고 삶의 질까지 담보되는 건 아니다. 주택이 아주 많이 낡은 것을 감내하거나 동네에 친구나 가족, 일가친척,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생활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대부분이 현실과 타협하며 집을 구한다. 그럼에도 꾸베는 이 정도의 행복감은 찾고 싶다.비혼 여성 주거 공동체. 꾸베와 나옹, 닐라, 오로시, 새말. 서울에 사는 다섯 명의 여성이 3개월간 만나 책을 읽으며 생... -
“노년의 정체성이 짙어질 때, 비혼 여성들은 또 같이 살기로 했다”
플랫(flat)의 뜻은 다채롭습니다. 평평하거나, 딱 떨어지고 반듯하며, 균질한 사물을 꾸미는 데 붙이기도 하지만 반음 낮고, 단조로운 상태도 표현합니다. 플랫이 수식하는 단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추석을 맞아 ‘플랫’의 창간기획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시리즈를 다시 꺼내 봅니다.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1화누구와 살 것인가. 같이 사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을까. 여섯 명의 여성이 유럽으로 떠나기로 한 건 여기에 답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파트의 같은 동 혹은 옆 동에 살며 결혼하지 않은 1인 가구인 서로의 존재를 응원해왔고, 앞으로도 각자의 삶을 지지해줄 사람들. 전주에서 ‘비혼들의 비행’(비비)이란 이름의 공동체로 따로 또 같이 18년을 살아온 이들이 새삼스럽게 함께 사는 방식을 고민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우리에게 독립이 중요한 때가 있었어요. 1인 가구로 18년이 흘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