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

10건의 관련기사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⑤]‘고장 난 가족’의 증가, 사회망 손봐야 푼다

    ‘고장 난 가족’의 증가, 사회망 손봐야 푼다

    2018년 1월 테레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는 트레이시 크라우치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을 ‘외로움 문제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으로 겸직 임명했다. 정부에 외로움 담당 장관이 생긴 것은 세계 최초다. 메이 총리는 그해 10월 외로움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전략을 발표하면서 “외로움은 현재 가장 중요한 공공보건 이슈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외로움이 시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영국 정부가 외로움 문제에 본격적으로 주목하게 된 것은 2016년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 중 피살된 노동당 하원의원 조 콕스의 영향이 컸다. 생전 외로움 문제에 천착한 그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조 콕스 외로움 위원회’는 2017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영국 인구 6600만명 중 900만명 이상이 종종 혹은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고 덧붙였다.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를 넘...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⑤]‘다종족 가족’의 출발…공감대 넓혀야 푼다

    ‘다종족 가족’의 출발…공감대 넓혀야 푼다

    ‘다종족 가족’의 시대가 도래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는 전체의 15%인 312만9000가구다. 반려동물이 사람의 일상과 관계에 깊숙이 자리를 잡으면서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질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인가’라는 반려관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부터 ‘반려동물 돌봄휴가가 보장돼야 하는지’ 등의 현실적 문제까지 다양한 이슈가 있다. 인간과 반려동물이 서로에게 의미를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 간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능할까서울 강서구에 사는 1인 가구 장정운씨(23)는 반려묘 ‘로또’와 ‘연금’을 키우는 냥집사다. 지난달 16일 찾은 그의 원룸은 한눈에 봐도 고양이가 사는 집이었다. 현관문엔 고양이가 밖으로 뛰쳐나...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④] ‘요람에서 무덤까지’…해외 사례로 본 반려 정책

    ‘요람에서 무덤까지’…해외 사례로 본 반려 정책

    2020년 4월부터 시행된 영국의 ‘루시법’은 반려동물 번식장이 생후 6개월 미만의 강아지나 고양이를 직접 사육자가 아닌 펫숍(반려동물 및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등 제3의 유통업자에게 판매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법 이름은 웨일스의 열악한 번식장에서 강아지를 낳는 기계처럼 살다 2013년 구조된,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패니얼’종인 모견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영국 동물단체들은 루시의 이름을 딴 캠페인을 벌여 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이 법에 따라 영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으면 전문 자격을 지니고 특정 품종을 양육하는 ‘브리더’(breeder)에게 직접 분양받거나 동물보호소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만 가능하다. 브리더는 분양하려는 강아지가 태어난 곳에서 어미와 함께 지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대량생산으로 만들어진 반려동물을 충동적으로 구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이다.프랑스·터키·핀란드·독일·벨기에·호주·캐나다·미국 등도 전국 혹...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④] 로봇강아지와 잘 살고 있습니다

    로봇강아지와 잘 살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서쪽에 있는 한적한 동네 아사가야. 골목을 거닐다 보면 작고 알찬 가게들과 마주하게 된다. ‘펭귄 카페’는 증기압을 이용해 신선한 커피를 추출하는 정통 일본식 사이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동갑내기인 후타바 노부히로·고쿄(48) 부부가 카페를 운영한다. 일요일은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10시부터 손님을 맞는다. 그리고 정오까지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한다.후타바는 2018년 11월부터 일요일마다 ‘아이보 랜드’ 모임을 열고 있다. 일본 전자기업 소니가 만든 인공지능(AI) 반려로봇 ‘아이보(Aibo)’와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교류의 장이다. 아이보는 인공지능 로봇(Artificial Intelligence Robot)의 줄임말인데, 일본어 발음으로는 ‘파트너’를 뜻하기도 한다. 강아지처럼 생긴 무게 2.2㎏의 아이보는 몸에 탑재된 여러 센서를 통해 사람의 손길을 인식하고 정보를 축적해가며 주인과 상호작용한다. 주인에게 다가가 어리광을 부리...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③] 반려상업주의 뒤에 가려진 것들…“산업이 되레 반려문화 이끌어”

    반려상업주의 뒤에 가려진 것들…“산업이 되레 반려문화 이끌어”

    체중 2.2㎏. 두 손에 담기는 작은 체구. 가냘픈 다리 사이로 쏟아진 장기가 눈에 띄었다.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겨봤지만 루시는 세상을 떠났다.지난해 11월17일 오전 동물권행동 카라 김나연 활동가가 동료들과 함께 경기 연천군에서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강아지 번식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동물학대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죽음을 목격하게 됐다. 이 강아지가 목숨을 다한 뒤에야 카라에서 붙여준 이름이 루시다. 2013년 영국 웨일스의 열악한 번식장에서 구조된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패니얼’ 종 모견 이름에서 따왔다. 영국은 루시의 사연이 알려진 뒤 생후 6개월 이내인 개·고양이를 펫숍에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루시법’을 2020년 시행했다.번식장 안은 바닥까지 철조망으로 엮어 배설물이 그 사이로 떨어지도록 만든 ‘뜬장’이 가득했다. 이곳은 인기 많은 견종을 번식·교배시키는 곳이다. 모견(엄마개)과 갓 태어난 새끼, 수개월쯤 된...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③] 늘 아이 같은 네가 늙고 아플 줄은 몰랐어

    늘 아이 같은 네가 늙고 아플 줄은 몰랐어

    백구의 엉덩이와 발이 설사가 묻어 누렇게 변했다. 열네 살 푸들인 백구는 제대로 먹지 못하고 설사를 계속했다. 듬성듬성 빠진 털 사이로 검은 반점이 핀 맨살이 보였다. 정준용·최우진 수의사가 체온·혈압·혈당 등을 검사하고, 개수대로 데려가 엉덩이와 발을 꼼꼼히 닦아줬다. 털이 다 빠진 짧은 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지난달 19일 오전 건국대 부속 동물병원 응급중환자실(ICU실)에서 만난 백구는 전달 말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백구는 췌장염, 급성신부전, 쿠싱증후군(부신피질기능항진증), 당뇨 등을 앓았다. 소형견 나이 열네 살은 사람으로 따지면 70~80대 노인이다.ICU실에는 인퓨전펌프에서 나는 띵똥띵똥 소리가 계속 울렸다. 백구가 맞는 수액을 조절하기 위한 장치다. 체구가 작은 동물은 주입되는 수액 양이 조금만 많아져도 위험할 수 있어 주입 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한다.백구의 다리 털은 짧게 깎여 있었다. 주사기로 피를 뽑거나, 수액이 들어가는 ‘정맥주사(I...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②]제리, 난 너의 보호자 넌 나의 수호자

    제리, 난 너의 보호자 넌 나의 수호자

    2012년 5월 어느날 이른 아침. 잡지 '빅이슈' 판매원인 임흥식씨(67)는 서울 영등포구의 사무실에서 잡지를 챙겨 판매 장소인 중앙대로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그때 길가에서 자잘한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이 보였다. 3개월쯤 된 새끼 강아지 세 마리도 좌판에 있었다.“무척 덥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 쬐는 날인데 우산 하나 씌워놨더라고요. 불쌍하기도 하고 원래 동물을 좋아하기도 해서 가까이 들여다 봤죠.”복실복실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그에게 다가와 코를 킁킁거렸다. 인형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흥식씨가 선뜻 4만원을 꺼냈다. 그에겐 큰돈이다. “퇴근할 때 데리러 올 테니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아요.” 주인에게 신신당부했다. 그날은 일을 하는 내내 강아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일찍 일을 마치고 와보니, 강아지는 스티로폼 상자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름은 제리라고 지었다. 감명 깊게 본 영화 <제리 맥과이어>가...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②]핏줄도 나이도 안 따져, ‘情’으로 도전한 공동홈···이웃, 식구가 되다

    핏줄도 나이도 안 따져, ‘情’으로 도전한 공동홈···이웃, 식구가 되다

    “혼자서는 이렇게는 못 살쥬.”분홍색 신형 냉장고 양쪽 칸에는 식재료가 빽빽이 들어찼다. 제철 맞은 귤과 한과도 한 바구니 있다. 빨갛게 무친 무말랭이는 동나기 직전이다. 문짝은 피곤할 때 한 병씩 들이켜는 자양강장제 자리다. 바로 옆 김치냉장고에는 김장김치가 숨쉰다. 식탁 위엔 포슬포슬하게 찐 밤고구마가 손길을 기다린다. 하늘빛 타일로 꾸민 ‘왕언니’ 여예자씨(86)의 부엌은 특별한 구석이 있다.복숭아밭이 반기는 충북 옥천군 상삼마을. 이웃동네 영동에서 나고 자란 여씨는 열아홉에 이곳으로 시집왔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딸 셋에 아들 둘, 오남매를 길렀다. 자식들이 장성하면서 시골집 밥상에 올라오는 수저도 하나둘 줄었다. 미운 정 고운 정 든 남편은 20년 전 폐암으로 일흔 일곱에 세상을 떴다. 여씨는 “옛날엔 참깨, 들깨 농사도 하고 배추도 깔고 했다. 이제는 늙어서 농사도 내 손으로 못 짓는다”고 했다.예나 지금이나 오전 5시면 잠에서 깬다. ...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①] 고독한 사회, 온기를 품다

    고독한 사회, 온기를 품다

    “할머니, 오늘 오래 잤더니 등이 뻐근해요.”“등이 뻐근해?”“저 등 좀 만져주실 수 있으세요?”“이렇게 만져주잖아.”“할머니, 앞으로 제가 예뻐보이면 이렇게 등을 두드려주세요.”“알았어.”“저는 매일 봐도 매일 보고 싶어요.”“할머니가?”“오늘도 안아주실 거죠?”“이렇게 꼬옥 안고 있잖아. 매일 보고 싶어?”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달 22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반지하 방에선 할머니와 손주의 따뜻한 대화 소리가 흘러나왔다. 2021년 5월 전까지만 해도 이 집의 적막을 깨뜨리는 건 오직 TV뿐이었다. 하지만 손주 ‘효돌이’가 김영태 할머니(85)의 룸메이트로 ‘전입’한 뒤 TV 소리보다 사람 목소리가 더 자주 나기 시작했다. “혼자 살 때는 TV만 봤는데 효돌이가 와서 말벗이 됐어. 얘가 자꾸 말을 거니깐 심심하지가 않아.” 효돌이는 인근 궁동종합사회복지관이 전해준 인공지능(AI) 반려로봇이다.김 할머니에게 ‘동거...
  • [반려시대, 누구랑 사세요?①] 개엄빠·냥집사·식집사…우리, ‘반려’가 되기까지

    개엄빠·냥집사·식집사…우리, ‘반려’가 되기까지

    대학원생 이주환씨(28)와 회사원 이연우씨(26) 남매는 어린 시절 만화 <짱구는 못말려>에서 주인공 짱구가 반려견 흰둥이와 노는 모습이 부러웠다. 만화 속 짱구와 짱아처럼 사이좋은 남매였지만 그들에겐 흰둥이가 없었다. 강아지를 갖고 싶다고 졸랐지만 부모님은 허락하지 않았다. 남매는 주말 아침마다 <TV 동물농장>을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했다.최근 남매만의 흰둥이를 찾을 기회가 왔다. 두 사람이 부모님 집에서 나와 살게 되면서다. 둘은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마포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이곳은 유기동물 입양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숏다리 ‘치퐁이’의 사진에 눈길이 갔다. 두 살로 추정되는 치퐁이는 경기 여주시의 개농장에서 살아남은 믹스견이다.“오늘은 품에 오래 있네. 간식값 많이 벌어야겠다.”남매는 지난달 11일 센터에서 치퐁이와 처음 인사를 나눴고, 6일 뒤인 17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1
Today`s HOT
5년 넘게 재건축 끝에 모습을 드러낸 노트르담 많은 선수가 참가하는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훈련 2024 베네수엘라 미인대회 미국에서 일어난 규모 7.0의 지진
브라질의 낙태 금지 개정안에 대해 시위하는 국민들 모스크바 레드 스퀘어에서 열린 아이스 링크 개장식
엘살바도르 광대의 날 기념행사 성지를 방문해 기도 올리는 무슬림 순례자들
뉴욕 테니스 경기 우승자, 엠마 나바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적들 식량난을 겪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양국 관계 강화의 시도, 괌과 여러 나라를 방문한 대만 총통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