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어진 승리 각본, ‘과감히’ 못 바꾼 롯데

김정준 | SBS ESPN 해설위원

두산 선발 이용찬과 롯데 선발 사도스키 모두 상대에 강했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사도스키의 움직임 심한 공을 두산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두산 타자들의 키는 사도스키의 공을 때려서 무너뜨리느냐, 다른 방법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는데 그 점에서 1회 이종욱의 도루가 결정적이었다. 그 도루 하나가 사도스키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됐다.

용덕한은 좋은 포수다. 하지만 지나치게 신중했다. 1회부터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볼배합을 가져갔는데 실투가 섞이며 실점을 했다.

[김정준의 관전평]틀어진 승리 각본, ‘과감히’ 못 바꾼 롯데

이 점에서는 두산 포수 양의지도 마찬가지였다. 1회초 2사 1·2루에서 자신이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고 아웃됐다는 점이 마음에 남은 것으로 보인다. 실점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움직임이 컸다. 이용찬의 공에 힘이 있었는데 지나치게 신중하게 가면서 롯데 타자들에게 끌려가는 흐름이 됐다.

결정적인 장면은 4회 전준우의 2루타 이후 나왔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황재균이 번트를 댔는데, 선발이 일찍 무너진 상황이라면 이날 경기는 1점 승부라고 보기 어렵지 않았을까. 여러 점 승부라면 강공 쪽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준우가 아웃되면서 흐름이 완전히 무너졌다.

두산으로서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최준석·오재원이 모두 살아났고 김현수·윤석민도 여전히 살아 있다. 4차전에 같은 라인업으로 나오더라도 롯데에게 이전과는 180도로 달라진 압박을 줄 수 있다. 두산은 김창훈과 변진수라는 불펜도 얻었다.

롯데로서는 시즌 내내 있었던 아쉬운 흐름이 나왔다. 불펜이 탄탄하지만 경기 전 짜여진 대본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많은데 대본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최대성이 첫 타자 민병헌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을 때 바로 교체해야 했다.

롯데는 그나마 김주찬, 전준우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긍정적인 요소를 남겼다. 사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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