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그때처럼 ‘흐름’을 바꿔놓은 이종욱

부산 | 이용균 기자

공 맞은 다리로 도루 ‘투혼’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롯데에 2연패한 뒤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당시 3차전에서 2점을 먼저 뽑았던 롯데의 흐름이 바뀐 것은 조성환의 주루사였다. 2루에 있던 조성환은 두산 선발 홍상삼의 견제구에 걸리며 아웃됐고 흐름이 끊겼다.

홍상삼은 “그때 워낙 정신이 없었다. 이대호에게 그냥 던지면 홈런을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한 템포 끊어가려고 2루를 봤는데 그때 주자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2년 전 그때처럼 ‘흐름’을 바꿔놓은 이종욱

분위기를 뒤집은 것은 4회 터진 이종욱(사진)의 홈런이었다. 롯데 선발 이재곤의 낮은 공을 걷어 올렸고 담장을 넘어갔다. 두산은 3차전을 6-5로 잡아내며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2012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마치 2년 전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았다. 이종욱의 허슬 플레이가 흐름을 두산 쪽으로 가져왔고 반대로 롯데는 조성환의 주루사가 흐름을 끊었다.

이종욱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종아리에 공을 맞았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웠고 종아리에 테이핑을 한 뒤에야 1루까지 갈 수 있었다. 아픈 다리를 끌며 1루에 나간 이종욱은 2번 민병헌의 2구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상대의 허를 찌른 허슬플레이였다.

민병헌이 번트를 성공시켜 3루까지 뛰었고, 김현수의 안타 때 절뚝이며 홈을 밟았다. 이종욱은 1회말 수비부터 임재철로 교체됐다. 하지만 이종욱의 허슬 플레이가 두산을 깨웠다.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이번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전한 최준석이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반대로 롯데는 1회말 추격 기회를 조성환의 주루 실수로 놓쳤다.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박종윤의 우익수 뜬공 때 3루주자 조성환의 타구 판단이 늦었고 홈쪽으로 스타트를 끊었다가 돌아가는 바람에 리터치가 늦었다. 임재철의 홈 송구에 아웃되며 더블아웃. 4회 1사 3루 동점 기회 때도 전준우가 포수 견제구에 아웃되며 흐름을 놓쳤다.

4회말 두산 2루수 오재원이 보여준 글러브 토스 더블플레이는 2년 전 4차전에 나왔던 장면 그대로였다. 데자뷰는 또 있었다. 2년 전 3차전에서 두산은 기대하지 않았던 레스 왈론드의 호투 덕분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두산 변진수는 5회 2사 1·3루 위기를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2와 3분의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상황이 2년 전과 닮아가고 있다. 롯데와 두산 모두 4차전의 승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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