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불멸의 기록’ 다가선 미란다

최희진 기자

삼성전 10K로 김시진과 ‘동률’

한 시즌 최다 탈삼진 223개 ‘-2’

두산 미란다(왼쪽)가 1일 잠실 LG전에서 활약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미란다(왼쪽)가 1일 잠실 LG전에서 활약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사진)가 난공불락의 성이던 고(故)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에 성큼 다가섰다. 한 경기만 더 등판하면 최동원의 기록을 경신하고 지난 36년간 누구도 오르지 못했던 고지를 정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란다는 지난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방문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14승(5패)째를 거뒀다.

이로써 미란다는 시즌 탈삼진을 221개로 늘리고 KBO리그 역대 한 시즌 탈삼진 공동 2위가 됐다. 2001년 SK 페르난도 에르난데스가 세운 외국인 한 시즌 최다 탈삼진(215개·역대 6위)은 진작에 넘어섰고 이제 1985년 삼성 김시진, 1996년 롯데 주형광(이상 221개)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미란다가 다음 등판에서 탈삼진 3개를 더 잡으면 1984년 롯데 최동원이 수립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를 경신하고 단독 1위를 차지하게 된다. 36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기록을, KBO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쿠바 출신 투수가 갈아치우는 셈이다.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던 미란다는 2018년 일본 소프트뱅크, 2020년 대만 중신 브러더스를 거쳐 올해 한국에 왔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미란다에 대한 두산의 평가는 미온적이었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다가 제구가 안 돼 볼넷을 주고 투구 수가 늘어나는 장면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6일 LG전을 보면 미란다는 4이닝 동안 97구를 던지고 볼넷 6개를 허용했다. 투구 수가 많아 5이닝을 넘기기가 어려운 투수였다. 당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에 대해 “잘 던지면 팀에 붙어있는 것이고 못하면 집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미란다가 자신의 직구와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했고, 미란다가 두산의 코칭을 받아들이면서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다. 6월1일 NC전에서 국내 데뷔 첫 7이닝(3실점)을 소화하며 이닝이터로 변신하더니, 9월1일 KIA전에선 9회말 2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4~5월 9이닝당 5.89개였던 볼넷이 6월 이후 1.94개로 급감했고, 경기당 이닝 수는 같은 기간 4.2이닝에서 6.2이닝으로 증가했다.

개막 두 달째까지 물음표를 달고 있었던 미란다는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재탄생했다. 다승 공동 3위라 트리플크라운(승리·탈삼진·평균자책) 수상은 무산됐지만 탈삼진과 평균자책(2.29) 1위를 굳게 지키며 투수 부문 타이틀 2관왕을 예약했다. 5강 순위 싸움에서도 미란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선발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고 토종 대체 선발들이 들쑥날쑥한 피칭을 하고 있지만 미란다는 최원준과 함께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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