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클락’ 도입 한 달…MLB엔 ‘저녁이 있는 삶’이

심진용 기자

평균 경기시간 26분이나 줄어들어

선수들, 가족과 함께 ‘워라밸’ 누려

3시간이 넘는 야간 경기가 일상이나 다름없던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이 찾아들었다. 피치 클락의 효과다. MLB닷컴이 17일 피치 클락 도입 이후 달라진 선수들의 일상 풍경을 소개했다.

밀워키 투수 브랜든 우드러프의 두 살배기 딸 카일러는 밀워키 홈구장 아메리칸패밀리필드의 단골손님이다.

아빠 팀이 이기면 카일러는 더그아웃 뒤편 클럽하우스를 찾는다. 아빠의 팀 동료인 윌리 아다메스, 프레디 페랄타 등 ‘삼촌’들과 함께 농구공을 던지며 신나게 놀기 위해서다. 우드러프는 “예전처럼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경기가 끝나던 때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아빠의 ‘퇴근’이 빨라지면서 카일러도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다.

올시즌부터 피치 클락이 도입되면서 MLB 경기당(9이닝 기준) 평균 시간은 26분 단축됐다. 워싱턴 구원투수 칼 에드워즈 주니어는 “예전 같으면 진작에 문을 닫았을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게 가능해졌다.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어서 가장 좋다”고 말했다. 같은 팀 2루수 루이스 가르시아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저녁 여가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피치 클락 도입 이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워라밸’을 누리게 된 셈이다.

MLB닷컴은 피치 클락이 선수들이 피로를 풀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시간이 단축된 만큼 그라운드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도 절약된다. MLB닷컴은 “지금 같은 추세로 경기 시간 단축 효과가 이어진다면 한시즌 기준으로 야수들의 경기 시간은 60시간 이상 줄어든다”고 전했다. 캔자스시티의 베테랑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는 농담 섞어 “현역 생활이 2년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코 발델리 미네소타 감독은 “3시간30분 경기와 2시간30분 경기는 전혀 다르다”며 “같은 양의 일을 더 짧은 시간에 마칠 수 있다면 훨씬 더 집중할 수 있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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