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데 반갑다, ‘푸른 물결’

김세훈 기자

2부 리그 수원 삼성 서포터스

청주 원정석 매진시켜 ‘이례적’

안산·목동서도 뜨거운 응원전

지난 7일 K리그2 충북 청주 - 수원 삼성전이 열린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채 응원하고 있다. 충북 청주 제공

지난 7일 K리그2 충북 청주 - 수원 삼성전이 열린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채 응원하고 있다. 충북 청주 제공

지난 7일 충북 청주종합운동장 한쪽 관중석은 푸른 물결로 물들여졌다. 프로축구 2부리그 수원 삼성 서포터스 2200명이 운집했기 때문이다. 2부 경기장에서, 그것도 원정 관중석이 메워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총관중은 1만907명. 청주 구단 창단 이래 최다 관중이었다. 원정 관중석 2200석 매진에 관중수입만 2500만원. 청주 구단 관계자는 “매점, 푸드 트럭 매출이 엄청 늘었다”며 “대기 줄이 매점 밖까지 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구장, 시청 등 인근 주요 건물 주차장까지 열었다”며 “경쟁은 경쟁이지만 수원 서포터스를 보고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고 회고했다.

지난 3월17일 안산와스타디움. 수원 삼성-안산 그리너스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유료 관중 기준으로 역대 최다관중(8264명)이 몰렸다. 그중 61%(5006명)가 수원 서포터스였다. 수원 서포터스는 입장 수익으로만 5506만6000원을 안산에 안겼다.

지난 3월10일 목동 경기장. 수원은 서울이랜드 홈구장을 찾았다. 수원 서포터스 3324명이 한쪽을 가득 메웠다. 목동 경기장 원정석 입장권은 1만2000원이다. 수원 서포터스는 입장료로만 4000만원에 육박하는 거금을 썼다. 이랜드 관계자는 “원정석이 차는 경우는 드물다”며 “신선하면서도 멋진 장면”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수원 서포터스는 가는 곳마다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수원은 지금까지 올해 2부리그에서 네 차례 원정경기를 치렀다. 원정까지 함께한 수원 평균 서포터스 수는 3371명이다. 프로축구 1, 2부를 통틀어 최다다. 전체 2위는 전북 현대인데 2049명에 불과하다. 2부 구단 중 수원 다음으로 많은 곳은 부산 아이파크인데 수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305명이다. 수원 삼성 구단 관계자는 “서포터스는 개별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하고 이동편을 마련해 원정 응원을 다닌다”며 “구단 입장에서는 너무 고맙고 든든하면서도 두려운 존재”라고 말했다.

수원 서포터스를 맞이하는 구단들은 바빠졌다. 원정석 입장권 구입, 주차 상황, 화장실 동선 등에 대한 수원 서포터스 문의가 밀려들기 때문이다. 서울이랜드 관계자는 “입장권 발매 시간과 규모 등에 대한 수원 서포터스 문의가 폭주했다”며 “주차장, 매점 등에 대한 정보를 수원 서포터스에 잘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은 올해 2부로 강등됐지만 서포터스 열정은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지난해 1부 시절 원정에 함께한 평균 서포터스 숫자는 1845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2부로 강등된 올 시즌 평균은 3371명. 1부 승격에 대한 갈망이 그대로 반영된 숫자다. 수원 선수단도 팬들의 성원에 부응하고 있다. 수원은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18점(6승2패)으로 2부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수원 서포터스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생태계 교란종”으로 불린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수원 서포터스가 원정에서도 대규모로 와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다”며 “이를 보는 홈 구단과 홈 팬들은 수원 응원 문화를 부러워하면서도 놀라운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낯선데 반갑다, ‘푸른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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