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금의환향 “오늘만큼은 한마음”

최희진 기자

카탈루냐·바스크 주민들도 스페인 국기 흔들며 자축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한 ‘무적함대’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13일 수십만 시민들의 환호 속에 금의환향했다. 자치권 확대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카탈루냐, 바스크 지역 시민들도 이날만큼은 스페인 국기를 흔들며 대표팀의 귀환을 반겼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카퍼레이드에 참석해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마드리드 | AP연합뉴스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카퍼레이드에 참석해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마드리드 | AP연합뉴스

축제 분위기는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부터 달아올랐다. 대표팀이 탑승한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하자 공항 직원들은 “챔피언! 챔피언!”을 연호했다. 주장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비행기에서 내려 우승컵을 들어올렸을 때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대표팀은 축구협회가 마련한 버스를 타고 이동해 국왕과 총리를 차례로 만났다.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왕궁을 찾은 선수들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인사한 뒤 “여러분은 스포츠맨십과 고귀함, 팀워크의 표본이었다”고 칭찬했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진심으로 축하한다. 우승컵은 선수들이 쟁취했지만 스페인 시민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며 대표팀에 찬사를 보냈다.

마드리드 시내는 대표팀을 보러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약 15만명의 인파가 5㎞에 이르는 시내 중심가를 가득 메웠다. 지붕 없는 2층 버스를 탄 선수들은 시민들에게 우승컵을 들어 보이거나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이 작은 트로피는 여러분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바르셀로나에서도 7만5000여명이 거리로 나와 스페인 국기를 흔들며 자축했다.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바스크의 주도 빌바오에선 2000여개의 국기가 펄럭였다. 평상시에 이들 지역에 스페인 국기가 나부끼는 것은 보기 드물다. AP통신은 “시민들이 월드컵 우승 덕분에 정치적 분열과 재정위기, 높은 실업률 등 일상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준우승팀 네덜란드도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고향 땅을 밟았다. F16 전투기 두 대가 독일 상공에서부터 대표팀이 탄 여객기를 호위했고,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소방차들은 여객기가 착륙하자 소방호스로 물을 뿜으며 환영했다.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장 히오바니 판브론크호르스트는 “우리 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4일 헤이그로 이동해 베아트릭스 여왕과 얀 피터 발켄엔데 총리를 예방하고 암스테르담의 박물관 광장에서 열리는 특별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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