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속보이는 ‘꼼수’

김경호 선임기자

월드컵 ‘노마스크 관중’ 장면 지우려…30초 지연방송

캐나다 축구팬들이 28일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 | AP연합뉴스

캐나다 축구팬들이 28일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 | AP연합뉴스

제로 코로나 정책 반발 인민들 의식
팬들 클로즈업 영상 다른 장면 대체

중국 관영 CCTV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지친 인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에서 30초 지연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9일 “중국이 서방 국가들과 대조적인 코로나19 현실 비교를 피하기 위해 관중석 장면을 제한하는 듯하다”며 중국에서 활동 중인 서방 언론인의 소셜미디어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월드컵 관중들이 마음껏 함성을 지르는 장면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되고 있는 중국 인민의 현실과 극심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차이나 스포츠 인사이드’의 창업자 마크 드레이어는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분 길이의 이날 캐나다-크로아티아전 경기영상을 올리고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이런 장면을 보길 거부하고 있는 것 같다. BBC 인터내셔널의 캐나다, 크로아티아 팬 클로즈업 영상은 중국 CCTV에서 캐나다 존 허드먼 감독 단독 장면으로 대체됐다”고 밝혔다.

호주 ABC 방송의 빌 버틀스 중국특파원도 한국 SBS와 CCTV의 중계화면을 비교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드레이어의 의견에 동의했다.

SBS 화면에 골이 나온 후 관중석에서 반응하는 양국 팬들의 반응은 중국 CCTV에서는 모두 다른 장면으로 편집됐다. 다른 언론인들과 일반인들도 이와 비슷한 장면의 영상을 중국에서 인기 높은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인 위챗에 올리고 있다.

드레이어는 2004년 저서 <스포팅 슈퍼파워: 내부에서 지켜본 세계최강 지향 중국>을 통해 중국이 1989년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에서 천안문의 이미지가 비춰진 이후부터 스포츠 생중계에 30초 지연방송을 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드레이어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장면을 통제하기는 힘들지만 대부분의 관중석 장면은 다른 카메라 앵글로 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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