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 7선 ‘관록의 외교통’, 대외 정책서 ‘조언자’ 역할 예상

조찬제기자

부통령 당선자 조지프 바이든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 이어 2인자가 되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66)에게는 상반된 평가가 뒤따른다. 의회 내 최고 외교전문가와 말실수 잦은 정치인이 그것이다.

바이든은 인생의 절반 이상인 35년을 상원의원으로 보낸 관록있는 정치인이다. 상원 법사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다. 외교 경험이 일천한 오바마가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지명한 첫번째 이유다. 반면 잦은 말실수는 최대 단점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부통령 지명 이후까지 오바마나 언론의 관심은 그의 ‘입’이었다. 그가 내뱉은 ‘실언록’은 언론에 대서특필되곤 했다. 어린 시절 말을 더듬어 모스 부호처럼 끊기는 경우가 잦은 탓에 ‘대시(Dash)’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그에겐 역설적이다. 그럼에도 8월22일 부통령 후보 지명 후 전당대회 연설이나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의 TV토론은 큰 실수 없이 마쳐 민주당 지도부를 안심시켰다.

향후 관심은 부통령으로서 바이든의 역할에 모아진다. 미 언론은 흔히 부통령의 역할모델로 월터 먼데일, 앨 고어, 딕 체니 유형을 든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부통령인 먼데일은 조언자 역에 충실한 유형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앨 고어는 환경이나 기술 등에 관심을 두면서 대통령과 역할 분담을 확실히 했다. 현 체니 부통령은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 대통령 위상을 낮춘 유형으로 평가받는다. 바이든은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딕 체니 부통령은 미 역사상 가장 위험한 부통령일 것”이라며 자신은 오바마에게 믿을 만한 고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바이든 측근이나 전문가들은 상원 법사·외교위원장 경력을 들며 그가 먼데일 스타일의 부통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가톨릭 신자 부통령이자 첫 델라웨어주 출신 부통령이 된 바이든은 1942년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델라웨어주로 이사한 이후 델라웨어 출신 대표 정치인이 됐다. 29살이던 72년 당시로서는 최연소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7선을 했다. 정치적 성공 뒤에는 개인적 아픔도 있었다. 첫 상원의원 당선 5주 후 교통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었다. 두 아들은 중상을 입었다. 88년에는 뇌동맥이상비대증으로 수술을 받기도 했다. 홀아비로 아들 둘을 키우던 바이든은 77년 현 부인인 질 트레이시 제이콥스와 결혼, 딸 애슐리를 뒀다. 아들 보는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다 지난달 장교로 이라크에 파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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