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하늘 위에서 폭포가 쏟아졌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허리케인 ‘아이다’로 홍수
미 동북부 최소 46명 사망

물에 잠긴 야구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브리지워터 타운십의 TD뱅크볼파크가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물에 잠긴 야구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브리지워터 타운십의 TD뱅크볼파크가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륙에 상륙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인구가 밀집된 동북부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어 최소 46명이 사망했다. 피해 복구가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와 뉴저지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 폭우로 뉴저지에서만 최소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갑자기 불어난 물이 도로를 침수시키면서 타고 있던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익사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뉴욕시에서도 13명이 숨졌다. 이 중 11명은 미국에서 주거비가 가장 비싼 뉴욕시 아파트의 지하층이 침수되면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네티컷, 메릴랜드, 뉴욕,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미 국립기상청은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등의 주에 9인치(약 22.9㎝) 이상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엔 7.19인치(약 18.3㎝)가 내려 1869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CNN은 전날 뉴욕시 일대에 쏟아진 비는 350억갤런으로 올림픽 규격 수영장 5만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추산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하늘이 열리고 나이아가라폭포 수준의 물이 뉴욕 거리로 쏟아져 내렸다”고 말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는 18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지역에 상륙한 지 16년 되는 날인 지난달 29일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했다. 아이다로 100만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특히 이 지역에 몰려 있는 정유 등 석유 생산 인프라가 많은 타격을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 부족과 유가 인상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 비축분 방출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에너지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인구가 밀집한 동북부의 도시 환경이 기록적인 홍수의 배경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다가 동북부로 이동하면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은 약화됐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비를 머금었고, 동북부 도시는 포장도로가 많아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면서 홍수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뉴욕 지역의 극심한 홍수 피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입법과 이를 통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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