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탈레반 정부, 국제사회 구성원으로 인정 안 해”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새 내각 지지받기 미흡 평가

블링컨 “정당성은 얻어내야”

당분간 국제 고립 계속될 듯

독일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전에서 협력한 20개 우방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를 진행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람슈타인 | AP연합뉴스

독일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전에서 협력한 20개 우방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를 진행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람슈타인 |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의 새 정부를 아직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발표한 새 정부 구성안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엔 부족해 보이고. 정통성 인정 여부는 향후 그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에서는 대통령이나 외교안보팀의 누구도 탈레반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을 만한 가치 있는 구성원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렇게 평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발표한 새 정부 내각 명단에 연방수사국(FBI)이 지정한 테러리스트가 다수 포함돼 있음에도 탈레반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사키 대변인은 “이 과도정부는 수감됐던 4명의 탈레반 전사를 포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정부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서둘러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이것에 앞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20년 동안 싸웠던 탈레반이 세운 정권을 한순간에 정상국가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마냥 부정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당장 아프간에 남아 있는 100여명의 미국 시민과 미국에 협력했던 다수의 아프간 협력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서는 탈레반의 협조가 절실하다. 특히 아프간 북부 마자리샤리프에서 미국인과 아프간인을 실어나르려던 전세기 여러 대가 탈레반 측의 불허로 이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탈레반이 발표한 새 정부 내각 명단이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기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독일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탈레반은 국제적으로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지원을 얻으려 하지만 정당성과 지원은 행동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라면서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과도정부 구성을 봤을 때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한 필수적인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견해는 당분간 미국과 우방국들이 탈레반 정부에 대해 공동으로 취할 기본 입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 등은 탈레반에 대해 외국인 및 아프간인의 자유로운 해외 이동, 여성과 아동을 비롯한 인권 준수, 카불 국제공항 운영 재개 등을 선행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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