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구체적인 타격 목표물 제시하며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 달라”

김혜리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BM-21 그래드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해당 사진은 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우크라이나군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BM-21 그래드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해당 사진은 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최근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수복 공세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기 위해 구체적인 타격 목표들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지원받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의 구체적인 타격 목표물을 미국에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될 것을 우려한 미국이 에이태큼스 지원을 거부하자 이러한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공격이 필요한 러시아군 목표물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타격 목표 가운데는 원거리 러시아 병참선, 방공 무기 및 공군 기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무기고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미국 측 소식통에 따르면 에이태큼스와 같은 장거리 미사일이 제공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 내 러시아 드론 기지도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란제 드론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에이태큼스는 지대지 미사일로, 사거리는 300km 정도다. 이는 미국이 지원한 무기 중 사거리가 가장 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약 4배다. 미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하이마스 30대를 지원했으며, 이 무기는 주요 전선에서 전투의 흐름을 바꾸고 우크라이나가 역공에 나서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받은 무기로는 자국 영토 내 러시아군 목표물을 전부 타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공격이 필요한 구체적인 타격 목표를 정확하게 기술했다”면서 “이 목표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무기로 접근이 안 되는 것들”이라 말했다. 그는 앞서 하이마스를 지원받기 전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하이마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며 미국이 이번에도 에이태큼스 지원을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지원받은 무기로도 효과적으로 전투를 하고 있다며 장거리 미사일 제공을 주저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전날 CNN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지원 무기를 효과적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하이마스로 우크라이나 영토 내 목표물 대부분을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면 러시아가 미국이 전투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간주해 ‘레드 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응해 비상계획을 계속 수립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임박한 핵무기 사용 징후도 없고 실제 사용 가능성도 작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미국은 러시아가 핵무기 관련 조치에 나설 경우 직접 핵무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자포리자 원전을 타격하거나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핵 장치를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핵 과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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