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펜타닐 보고서’에 중 “마약 엄격히 단속” 반박 …미·중 마약 갈등 다시 치닫나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마이크 갤러거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 2024년 1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갤러거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 2024년 1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펜타닐 원료 및 기타 합성 마약의 생산·수출을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은 마약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하원의 미·중전략경쟁특위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펜타닐 위기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할’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세금 환급을 통해 불법 펜타닐 원료, 기타 합성 마약의 생산 및 수출에 계속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원료 물질들이 중국에서는 불법이며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합법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증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펜타닐 원료 및 합성 마약을 공개적으로 밀매하는 기업들에 금전적 보조금과 포상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중국 지방 정부 관계자들이 이런 기업 일부를 방문해 그들이 지방 경제에 기여한 것을 칭찬하는 때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7개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중국 업체들이 마약 밀매와 명백히 관련된 불법 물질을 판매하는 사례 3만1000건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국) 보안국은 마약 밀매업자를 수사하기는커녕 미국 법 집행 기관에 협조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미국 수사 대상에게 지원 요청을 받았을 때 통보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특위 위원장은 이날 ‘펜타닐 위기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중국 공산당은 더 많은 펜타닐이 미국에 유입되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펜타닐)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파괴를 원하며 더 많은 미국인이 죽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반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상황은 알고 있지 않지만 원칙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중국은 마약 금지를 가장 단호하게 하고, 정책이 가장 철저하며, 기록이 가장 좋은 국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중국은 세계에서 관리 물질을 가장 많이 통제하고 가장 엄격한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중국의 마약 단속 부문은 시종일관 마약 제조 화학 물질의 유출을 엄격히 단속하고, 관련 기업의 합법적 경영을 규범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펜타닐은 고통이 심한 암 환자 등에게 투약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마약성 진통제다.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하며, 2㎎만으로도 치사량에 달한다.

감기 등 가벼운 질병에 펜타닐 처방을 내리는 경우가 잦은 데다 미국 내 마약 카르텔이 펜타닐을 다른 마약과 합성해 유통하면서 널리 퍼져 미국 사회에 펜타닐 중독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만명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으며 10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로 펜타닐 중독이 거론된다.

펜타닐은 주로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한 뒤 대량 제조해 미국에 유통한다. 미국에서는 인권·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이 중국을 비판할 때마다 중국이 자국의 펜타닐 성분 제조사들에 대한 단속을 방치해 미국 내 펜타닐 유통이 늘어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중국 측은 미국 보건정책 실패를 중국에 떠넘긴다고 맞섰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6월 중국 우한에 있는 화학업체 아마블 바이오테크 등 4개 기업과 8명의 중국인을 펜타닐 유통 혐의로 기소했다. 중국은 이때에도 반발했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때에도 펜타닐 단속이 양국의 주요 의제였다.


Today`s HOT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