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이민 통제 실패” 국토부장관 탄핵안, 상원에서 기각

최서은 기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원에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의 탄핵안이 기각됐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이민 정책 실패를 이유로 들어 수개월 간 공화당이 추진해온 장관 탄핵 절차는 재판이 시작도 되기 전에 사실상 종료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이 17일(현지시간) 표결에 부친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이 기각됐다. 전체 100명 중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51명이 기각에 찬성했다.

지난 2월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이민 관련 법률 준수를 고의적·체계적으로 거부하고, 의회 청문회에서 국경 안전에 관해 거짓 진술했다는 2가지 혐의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서 장관 탄핵안이 통과된 것은 150년 만에 처음이며, 미국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탄핵 절차를 남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날 표결에서 만장일치로 기각 찬성에 표를 던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합법적이지 않고, 가장 실질적이지 않으며, 가장 정치적인 탄핵”이라면서 “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에 탄핵을 이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시도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며, 미래에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이 탄핵안을 기각시켜 재판 절차를 아예 건너뛰기로 결정한 것은 나쁜 선례라면서 이는 상원의 헌법상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들은 이 부끄러운 행위에 대해 상원 민주당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에서 탄핵안 기각 결정이 이뤄지자 국토안보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의 근거 없는 공격을 거부하기로 한 오늘 상원의 결정은 탄핵을 정당화할 증거나 합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한다”고 전했다.

이언 샘스 백악관 대변인도 “상원이 보수적인 법학자들조차 위헌이라고 말한 근거 없는 탄핵을 단번에 부결시켰다”면서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진정한 초당적 국경 안보 개혁을 죽이면서 근거 없는 정치적 스턴트를 벌였다”고 말했다.

다만 국경 문제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도 계속 중요한 의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민 문제는 미국 유권자들이 걱정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것으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미등록 이민자 100만 명 이상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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