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완전히 지운 탈레반 과도정부

박하얀 기자

장차관 17명 모두 남성

소수파도 배제 ‘내전 우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부 장관에 이어 차관까지 모두 남성으로 임명했다. 여성을 학교와 일터에서 배제하는 여성 차별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과거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세 국가 중 하나인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는 “여성들의 교육 접근을 막는 것은 비이슬람적”이라고 지적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차관 등 17명을 모두 남성으로 구성한 과도정부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7일 발표한 장관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 역시 탈레반 주류인 파슈툰족 출신이 대부분으로 소수파 대표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내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성 차별 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현재 아프간 1~6학년 여학생과 여대생은 등교할 수 있으나, 성별로 분리되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고 이슬람 복장 규정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서만 교육받을 수 있다. 중등학교에서는 남학생과 남교사만 등교가 허용됐다.

공직 사회에서도 여성이 퇴출당하고 있다. 여성 공무원들은 수도 카불의 새 시장 함둘라 노마니의 지시에 따라 집에서 머물고 있다. 현재 카불시 공무원 3000여명 중 3분의 1이 여성이다. 탈레반은 여성들이 이슬람법에 따라 학교와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점과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모든 파벌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내전이 발생할 것”이라며 “여성들의 교육 접근을 막는 것은 비이슬람적”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이 이슬람 시민사회에 대한 무차별 탄압을 이어가면 지지 기반을 잃어 세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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