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아들 앗아간 대지진, 이번엔 딸마저 하늘로… 비운의 엄마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중국 쓰촨성 ‘악몽’ 되풀이

5년 전 중국 쓰촨(四川)성 원촨(汶川) 대지진 당시 아들을 잃은 중국인 여성이 지난 20일 발생한 쓰촨성 야안(雅安)강진으로 딸까지 잃는 비운을 겪었다.

21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올해 50세인 루징캉(陸靜康)이란 여성은 2008년 5월12일 발생한 원촨 대지진 당시 아들을 잃었다. 그의 아들은 그날 오후 6시쯤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길에 강력한 여진이 발생하면서 오토바이에서 떨어져 충격으로 숨졌다. 당시 루징캉은 청두(成都)에서 농민공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지진 발생 소식을 듣고 서둘러 집으로 갔지만 아들의 회사 동료로부터 사망소식을 들어야 했다.

중국 구조대가 지난 20일 중국 쓰촨성 야안시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집에서 구조된 노인을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야안 | 신화연합뉴스

중국 구조대가 지난 20일 중국 쓰촨성 야안시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집에서 구조된 노인을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야안 | 신화연합뉴스

지난 20일 발생한 지진으로 루징캉은 17세된 딸 웨위산(嶽宇珊)을 잃었다. 그는 지진이 발생하자 집안에서 “지진이야”라고 외치면서 밖으로 나왔지만 딸은 탈출하지 못했고, 집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오전 10시쯤 무장경찰 두 명이 폐허가 된 집 안에서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루징캉은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은 학교 성적이 좋았으며, 좋은 대학을 가 영어 교사가 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은 잠든 것처럼 표정이 평안해 보였다”면서 “딸이 죽음 앞에서 꿈을 꾸고 있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8년 원촨 대지진 당시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10대 소녀 저우훙메는 지진 발생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진앙으로부터 150㎞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으나 진동을 느꼈다. 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막 잠을 깨 있어났을 때 강력한 흔들림을 느꼈다”면서 “5년 전 학교 건물이 무너졌을 때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저우메이는 이번에 지체없이 맨발로 집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원촨 대지진 당시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6층 건물이 지진으로 붕괴되면서 200명가량의 학생들이 숨졌다. 당시 저우훙메이는 50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 그는 “지진으로 갇힌 사람들이 빨리 구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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