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 7살 아들 품어 살린 ‘살신 모정’에 중 대륙 눈시울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지진의 악몽이 5년 만에 중국 쓰촨(四川)성을 덮쳤지만 자연의 재앙에 맞선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생명의 기적’이란 이름으로 여러 사연들을 전했다.

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에 사는 저우한쥔(鄒漢君·49)이란 여성은 지난 20일 오후 늦게 폐허가 된 집에서 이웃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당시 그는 일곱 살 난 아들을 꼭 안고 숨진 채 발견됐다. 아들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현지인들은 루산 인민병원 뒤편 풀밭에 놓인 저우의 시신을 보면서 뜨거운 자식 사랑에 눈물을 흘렸다. 사연을 접한 중국인들도 크게 안타까워하면서 저우의 명복을 빌었다. 한 중국인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최후의 일각까지 자신의 생명을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사용했다”고 추모했다.

역시 지진 피해 중심지인 바오싱(寶興)현 링관(靈關)에 사는 황중민(黃忠民)의 집은 지진으로 무너지면서 아들이 묻혔다. 하지만 황중민은 아들이 살아 있을 것이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웃 주민들과 함께 6시간 동안 잔해더미를 파헤쳐 기적적으로 아들을 살려냈다. 그는 2시간 동안 걸어서 병원까지 아들을 데리고 갔다. 아들은 왼쪽 눈 등에 부상을 입었을 뿐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루산현 룽먼(龍門)향에서는 13세 된 소년이 한 살 어린 누이동생과 함께 30분 동안 흙을 파서 증조할머니(76)를 구해내기도 했다.

지진 현장 한복판에서 새로 태어난 생명도 있었다. 임신부 차오먀오(曺妙)는 지난 20일 오전 8시쯤 갑자기 산기를 느꼈다. 이때 간호사들이 “지진이야”를 외쳤고,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은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결국 의료진은 화물차 뒤 칸에 천막을 설치하고 임시 분만실을 마련했고 30분 만의 진통 끝에 3.75㎏의 건강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차오는 지진 속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지진 중 태어났다는 의미로 ‘전성(震生)’이라는 이름을 붙여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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