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 혁명’ 주역으로 떠오른 17세 학생운동가 조슈아 웡

고영득 기자

민주화 시위 큰 힘 실어… “정치 스타” “극단주의자” 평가 갈려

홍콩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온 조슈아 웡(黃之鋒·17·사진)이 ‘우산 혁명’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산 혁명’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반대 투쟁에 나선 홍콩 시민과 학생들이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스프레이와 최루탄 가스에 맞서는 모습을 보고 외신들이 붙인 별칭이다.

홍콩 ‘우산 혁명’ 주역으로 떠오른 17세 학생운동가 조슈아 웡

중·고등학교 학생운동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를 이끄는 웡은 지난 26일 3m 높이의 철문을 뚫고 정부청사 앞 시민광장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체포되기 전 경찰들에게 둘러싸였지만, “10년 후 어린 학생들이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은 우리의 책임이다”라고 외치며 대중에게 시위 참여를 호소했다. 정부청사 밖 수천명의 시민과 학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는 28일 저녁 풀려난 이후에도 “투쟁에 다시 참여하겠다”고 밝히며 시위대의 결집을 이끌었다.

웡은 26일 중·고등학생의 휴업 투쟁을 이끌면서 22일부터 이어진 대학생들의 동맹 휴업 투쟁에 힘을 불어넣었다. 웡의 호소에 응답이라도 하듯, 28일 시민과 학생들은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해도 수백개의 우산으로 맞서며 도심 도로를 점거했다.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투쟁 열기가 뜨거워지자 다음달 1일로 예정했던 도심 점거 시기를 28일로 앞당겼다. 당국의 진압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된 우산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고, 인터넷상에는 ‘우산 혁명 로고’까지 등장했다.

웡은 15살 때부터 학생운동가로 두각을 드러냈다. 2012년 ‘학민사조’를 설립한 그는 같은 해 홍콩 당국이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여명이 참여한 반대 운동을 주도해 국민교육 과목 도입 계획을 철회시킨 바 있다. 웡의 대중적 인기는 구독자 수가 20만명이 넘는 그의 페이스북이 잘 말해주고 있다.

웡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엇갈린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에 우호적인 매체는 그를 ‘정치권의 새로운 스타’라고 치켜세우지만, 친중국 성향 신문은 그가 미국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가 정치 스타로 평가되든, 극단주의자로 평가되든 홍콩의 민주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웡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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