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운동 상징 된 ‘노란 리본’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시민들, 행정장관 출마자격 제한 반대 시위서 달아

마잉주 대만 총통 “홍콩 시민 지지” 양안 갈등 조짐

친중파 인사로 출마가 제한된 중국 당국의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방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 과정에 노란 리본이 대거 등장했다. 세월호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 달기 운동이 홍콩에서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이다. 홍콩 범민주파 시민과 학생들은 지난 26일부터 홍콩 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 부근에서 지난달 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확정한 선거안 철회와 새로운 정치개혁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b>밤새 이어지는 홍콩 시위</b> 28일 홍콩 시내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금융 중심가 센트럴 지역에서 경찰의 최루탄 발포가 그친 틈을 타 도로 위에 앉거나 누워 쉬고 있다.  홍콩 | AP연합뉴스

밤새 이어지는 홍콩 시위 28일 홍콩 시내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금융 중심가 센트럴 지역에서 경찰의 최루탄 발포가 그친 틈을 타 도로 위에 앉거나 누워 쉬고 있다. 홍콩 | AP연합뉴스

에밀리 라우 홍콩 민주당 의장은 지난 27일 정부청사 인근에서 열린 시위에 노란 리본이 달린 검은색 옷을 입고 참석해 “렁춘잉(홍콩 행정장관) 정부와 중국은 홍콩 사회의 분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 열린 집회에서도 노란 리본이 등장했으며 홍콩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중국 당국에 ‘민주주의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프로필 사진을 노란 리본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28일 시위에 노란 리본을 착용하고 참석한 크리스 차우(47)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진짜 자유선거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왔다”며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고 공정선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에 깨끗한 정부를 예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주 퀸즐랜드기술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는 크리산 팜은 홍콩 민주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노란 리본 캠페인을 조직했다. 그는 지난주에 노란 리본 캠페인을 벌여 호주의 5개 도시, 12개 대학에서 50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의 불똥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으로 튀고 있다.

친중파인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29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계 대만상공회의소 연례회의에 참석해 “중국 당국은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평화적이고 신중하게 시위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2008년 집권 후 중국과 밀월 관계를 유지해온 마 총통이 홍콩 내 시위 격화에 꿈쩍도 하지 않는 중국에 따끔한 소리를 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타이베이 주재 홍콩 대표사무소 주변에 100명가량의 대만인들이 모여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대만은 중국과 모든 경제·정치 대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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