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 혁명’ 특파원 2신

“행정장관 사퇴 안하면 정부청사 점거” 수십만명 집결 최고조

홍콩 | 오관철 특파원

시위 주도 대학생 단체 ‘경고’

당국 강경 입장 속 긴장 커져

학생들 “억압 두렵지 않아”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중국 국경절인 1일 도심에 수십만명이 집결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시위를 주도해온 대학생 단체는 홍콩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정부청사 점거를 경고했다.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홍콩 8개 대학 학생회연합인 ‘홍콩전상학생연회’의 레스터 셤 부회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렁춘잉 행정장관이 사임하지 않는다면 주요 정부 건물을 점거하는 등 시위를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중앙정부 당국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일 홍콩 도심의 시위 현장에서 만난 젊은이들. | 오관철 특파원

1일 홍콩 도심의 시위 현장에서 만난 젊은이들. | 오관철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정부는 흔들림 없이 홍콩기본법을 관철하고 홍콩,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결정한 홍콩 행정장관 선거 방식을 따르라며 시위대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 홍콩 당국의 묵묵부답 속에 긴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학생 지도자 조슈아 웡 등 수백명은 1일 오전 국경절 국기 게양식이 열린 완차이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날 홍콩섬 북부 애드미럴티 지하철역에서 행정청 청사로 이어지는 대로에 집결한 시민들은 “홍콩 정부가 전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화업계에서 일하는 린와이만(26)은 “중국 정부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홍콩의 미래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아이리스(21)는 “당국의 억압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친구 조안나(20)는 “직장을 다니면서 시위에 참가했지만 피곤하지 않다. 행정장관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재활용센터에서 봉사 중인 토니 웡(25)은 “뒷날 아이들이 ‘2014년 민주화 시위 때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얘기할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홍콩대생 황샤오린(23)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 상황을 외국에 알리고 있다”며 “홍콩도 한국처럼 민주화의 과정을 밟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녁이 되자 시위대는 크게 늘었고, 대만 독립 세력 지지자들과 네팔 유학생 등 외국인들도 시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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