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도미노처럼 무너질까…중 ‘전전긍긍’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펠로시 의장 대만 도착하자
당정 기관 총동원 비판 나서

영국·프랑스 등 다른 나라도
유사한 행보 이어갈까 우려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태운 전용기가 말레이시아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7시간 동안 중국과 미국 군당국 간에는 숨막히는 긴장이 이어졌다.

펠로시 의장을 태운 전용기가 대만에 가까워질 무렵 중국 군용기 2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항모 랴오닝호를 출항시켰고, 1일에는 산둥함이 대만해협 인근에 머물렀다.

미국 측도 펠로시 의장이 탄 전용기 호위에 나섰다. 일본 오키나와 소재 미군 가데나기지에서 오후 8시께(현지시간) 전투기 8대와 공중급유기 5대가 이륙해 남쪽으로 향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다.

펠로시 의장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항로를 피해 인도네시아를 우회해서 2일 밤 대만에 도착하자 중국에서는 각급 당정 기관의 비판 성명이 쏟아졌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 도착 직후 낸 성명에서 “이로 인한 모든 후과는 미국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공작판공실까지 모두 5개 기관의 비판 성명이 이어졌다. 당정 기관이 총동원돼 일사불란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이 이렇게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최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을 묵과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더 많은 나라가 그것을 따르도록 하는 나쁜 본보기가 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공허하게 만들 수 있다”며 “중국은 같은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동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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