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80년 외교관계 끊은 온두라스 대통령 첫 방중…시진핑과 회담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장관(왼쪽)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수립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장관(왼쪽)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수립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80년 넘게 이어 온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한 온두라스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중국 외교부는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시 주석의 초청으로 9일부터 14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온두라스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방중 기간 시 주석과 회담을 갖고 경제·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 강화 방안과 무역·투자 협정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양측이 온두라스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 확대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따른 중국의 대온두라스 투자 확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두라스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은 지난 3월 양국 간 공식 수교에 따른 것이다. 중미 국가인 온두라스는 그 전까지 대만의 몇 안되는 수교국 중 하나였다. 온두라스는 1941년 수교 이후 82년 동안 대만과 외교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취임한 카스트로 대통령은 선거 기간 대만과의 단교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는 1년여만에 현실화됐다. 온두라스의 단교로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13개국만 남아 있는 상태다. 단교 당시 온두라스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재를 인정하며 중국 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며 “대만은 분리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로, 대만과 더 이상 공식적인 관계나 접촉이 없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카스트로 대통령 방중에 대해 “중국과 온두라스는 3월26일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처음 이뤄지는 온두라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상호 신뢰 심화와 협력 확대, 우호 증진 및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대통령도 방중에 앞서 “온두라스를 재건하려면 정치·과학·기술·상업·문화적 지평을 새롭게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카스트로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양국 협력 강화 기반을 마련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국제사회에 선전하는 데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카스트로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온두라스가 대만의 분리주의적인 민진당 당국과 단교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 것은 국제사회의 주요한 추세를 반영한다”며 “중국과 온두라스 관계는 더 많은 국가들이 민진당 당국과 외교적 관계를 끊고 역사의 옳은 편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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