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절반이 백수?···실업률 통계 발표 중단한 중국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6월 21% ‘사상 최고’···“실질 실업률 46%”

7월에도 생산·소비 부진, 부동산 투자 감소

중국 충칭시에서 지난 4월 개최된 취업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충칭시에서 지난 4월 개최된 취업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경제 상황 악화 속에서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공식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청년실업률을 제외하고 발표된 중국의 7월 주요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기대에 못 미치는 경제 회복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7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매월 함께 공개하던 청년실업률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국가통계국은 매월 전국 도시실업률과 함께 16∼24세, 25∼59세 연령대별 실업률을 공개해 왔지만 이번 달 통계 발표에서 갑자기 연령대별 실업률을 제외해 버렸다.

푸링후이(付凌暉)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부터 청년실업률 등 연령대별 실업률 조사 발표를 중단한다”며 “주된 이유는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도시 청년 중 재학생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고, 졸업 전에 일자리를 찾는 학생이 노동 통계에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해 다른 견해가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교육 수준 향상과 청년들의 재학 기간 증가에 따라 노동 통계상 청년의 연령 범위에 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사회 변화에 따른 통계 기준 조정 필요성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청년실업률 미공개는 사실상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청년실업률을 가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지난 3월 19.6%를 기록한 이후 4월부터 3개월 연속 20%를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6월 청년실업률은 전달(20.8%)보다도 0.5%포인트 높아진 21.3%였다.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실업 상태에 있다는 얘기로, 일부 중국 전문가는 일시적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46.5%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더욱이 졸업 시즌을 맞은 7∼8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명의 대학 졸업자가 일시에 구직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스위스 UBP은행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7월에 중국 청년실업률이 2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수치가 예상치를 훨씬 초과함에 따라 과도한 시장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데이터 공개를 중단할 필요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이유는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회복 상황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과 부동산 시장 둔화 등으로 노동 시장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중국 청년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 둔화 속에 고용주들이 고용을 꺼리면서 중국 경제에 더욱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월별 소매판매 증감 현황.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중국 월별 소매판매 증감 현황.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이날 청년실업률을 제외하고 발표된 다른 주요 경제 지표들은 이를 재확인시켜줬다. 내수 경기를 반영하는 소매판매는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하는데 그쳤고,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산업생산 증가율도 3.7%로 나타냈다.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모두 전달(소매판매 3.1%·산업생산 4.4%)보다 낮아진 것이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소매판매 4.5%·산업생산 4.4%)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는 생산과 소비 모두 예상보다 회복이 부진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최근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영향을 미친 부동산 시장 침체도 확연했다. 올 들어 7월까지 전체 부동산 개발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고, 분양 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도 각각 6.5%와 1.5% 줄어들었다.

이 같은 경기 둔화세가 뚜렷이 나타나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8%로 0.1%포인트 낮추고,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0.1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이며, MLF 금리는 기준금리의 가늠자가 된다. 이날 정책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 규모는 6050억위안(약 111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리 인하에는 유동성 확대를 통해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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