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기후위기로 바람도 덜 분다"…유럽 풍력발전업계 울상

김윤나영 기자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로 제한했을 때 풍속 변화 예상 지도.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일수록 바람이 덜 분다. IPCC 보고서 갈무리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로 제한했을 때 풍속 변화 예상 지도.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일수록 바람이 덜 분다. IPCC 보고서 갈무리

유럽의 풍력발전업계가 수익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닥친 데다 유럽에 바람까지 덜 불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기후위기가 유럽의 재생에너지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계 최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3일(현지시간) 내년 영업이익률 예상치를 5~7%에서 4%로 하향 조정했다. 베스타스 주가도 15% 떨어졌다. 덴마크 풍력발전업체인 오스테드도 올해 9월까지 지난해보다 25억 덴마크 크로네(약 4600억)의 수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유럽의 풍력발전업계는 올해 느린 풍속, 공급망 차질, 원자잿값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줄었던 수요가 갑자기 폭증하면서 현재 전 세계가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다. 그 여파로 풍력발전소 터빈의 재료가 되는 철강 가격도 올해 들어 3배나 올랐다. 헨릭 앤더슨 베스타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비즈니스 환경이 재생에너지에 대해 점점 더 도전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공급망 문제와 원자잿값 비용 상승이 2022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유럽 전역에서는 올해 바람 속도가 평년보다 15% 느려졌다. 가디언은 “올해 유럽에 닥친 저풍속 현상이 전 세계 화석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면서 “영국에서 해상 풍력발전이 피크시간에 필요한 전력의 60%를 공급했지만, 상황 안정을 위해 추가로 가스와 석탄에 의존해야 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지난 3월 10년 만에 가장 긴 저풍속 현상을 겪었다. 영국 발전회사 드랙스는 2월26일부터 3월8일까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풍력발전소 가동률이 1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영국 전력회사 SSE는 지난 4~9월 재생 에너지 생산량이 예상보다 32% 줄었다고 밝혔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로 특정 지역의 풍속이 장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폴 윌리엄스 영국 레딩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이 열대지방보다 더 빨리 따뜻해지면서 전 세계에서 수십년간 육지로 불어오는 바람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지난 8월 보고서에서 기후위기로 유럽의 평균 풍속이 지금보다 8~1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정 시기에 바람이 약해진다고 해서 풍력발전의 필요성이 줄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안에서도 기후위기로 바람이 약해졌다가 강해지는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에너지 기상학상 가뭄으로 알려진 기간 동안 전력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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