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임박한 시간에도 수십명 사망…대규모 러 병력 키예프 포위

박은하 기자

러·우크라 협상 돌입…전쟁, 새로운 전기 맞나

<b>불타는 러시아 장갑차</b>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장갑차가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치열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러시아군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 AP연합뉴스

불타는 러시아 장갑차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장갑차가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치열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러시아군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진행되는 28일(현지시간)에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군은 주말 동안 수도 키예프와 제2도시 하르키우를 러시아군의 공격에서 지켜냈다. 하지만 크림반도에서 침공한 러시아군은 돈바스가 있는 동북쪽 방향으로 점령지를 넓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나흘 만인 27일 상대적으로 고요한 밤을 보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날이 밝자 “96시간 동안 저항했다. 헌신, 용기, 믿음의 나흘이었다”며 “ 우크라이나는 이미 승리하고 있고, 승리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침공 이후 어린아이 14명을 포함해 총 352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168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우크라, 북부 키예프·하르키우 지켜내…러, 보급 문제
크림반도 쪽 러시아군, 남부 주요 도시 장악하며 넓혀가

침공 닷새째인 28일 러시아군은 키예프에서 일단 한발 물러났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전날 벨라루스 국경에서 만나 협상하자는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회담이 임박한 시간에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수십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밝혔다. 러시아 군용차량 수백대가 키예프를 포위하고 있는 모습도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러시아 연계 용병 400명 이상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정부 요인 암살 명령을 받고 키예프에서 대기 중이라고 영국 더타임스는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동 등 해외 분쟁지에서 용병을 동원하는 사기업 와그너그룹은 이런 ‘특명’을 받고 5주 전 아프리카에서 우크라이나로 용병들을 침투시켰다.

대화 임박한 시간에도 수십명 사망…대규모 러 병력 키예프 포위

다만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는 전날 밤을 기점으로 현저하게 느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맹렬한 저항으로 전투가 길어지면서 보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AP통신은 미국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공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슈퍼마켓 등을 약탈하는 러시아군 병사들의 모습이 잇달아 올라왔다.

크림반도를 통해 상륙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들을 하나씩 장악하며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보좌관은 AP통신에 러시아군은 아조프해 인근 베르드얀스크를 점령했으며, 양 갈래로 나뉘어 헤르손과 마리우폴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인구 49만명인 마리우폴은 도네츠크주 제2도시이다. 마리우폴 함락은 우크라이나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러시아군 남쪽 점령지와 돈바스 지역의 점령지가 이어지면서 흑해와 아조프해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동남부가 러시아에 완전히 봉쇄되기 때문이다. 이날 마리우폴시립병원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실려온 환자들로 아수라장이 됐으며 그 가운데 있던 6세 소녀는 끝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헤르손의 한 다리에서는 큰 전투가 벌어졌으며 러시아군은 2014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북부 지역 상수도를 차단할 목적으로 건설한 댐을 파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소강 국면에서도 체르니히우와 하르키우에서는 교전이 벌어졌으나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체르니히우와 하르키우가 함락되면 북부와 돈바스 지역이 연결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 제의에 응한 것은 마리우폴,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등 세 도시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군은 잠시 진격을 멈춘 채 재정비를 하면서 보급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군도 러시아 지원에 나선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벨라루스가 이르면 협상이 진행되는 이날 중으로 러시아에 파병해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이날 열릴 예정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에는 잔혹하기로 악명이 높은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의 군인들도 포함됐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은 26일 “어떤 상황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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